아집인가 소신인가?..'당대표 출마 강행' 박지현에, 민주 갑론을박

강주희 2022. 7. 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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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영입하더니 계륵 취급"..출마 불가 결정 불복
"청년 토사구팽" vs "예외 인정 어려워" 논쟁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권리당원 자격을 갖추지 못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가 불발된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토사구팽에 굴하지 않겠다"며 출마하겠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이 지난 4월 당 중앙위원회의 투표로 비대위원장에 선출됐을 때 이미 당 대표 피선거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자격 논란을 두고 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박 전 위원장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당 쇄신에 앞장 선 공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5일 민주당 비대위는 8월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박 전 위원장에 대해 출마 불가라고 결론 내렸다. 당헌·당규상 당 대표 피선거권을 얻으려면 이달 1일(권리당원 권리행사 시행일) 기준 6개월 이전에 입당한 권리당원이어야 하는데, 박 전 위원장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월14일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의 영입으로 민주당에 입당했다.

박 전 위원장도 자신이 권리당원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것을 인지하고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의결을 거쳐 출마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비대위는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불가 결정을 내렸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자 박 전 위원장은 즉각 반발했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이 지난 대선 때 20·30세대 여성 지지자를 결집하고, 당내 성 비위 문제를 수습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어느 정도 당에 기여를 해야, 어느 정도 '거물'이어야, 6개월이 되지 않은 당원이 당직의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느냐. (비대위의 출마 불가 결정은) 여성이자 청년 그리고 민주당 쇄신을 말한 사람에게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은 앞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바 있기에 이미 피선거권을 갖고 있다며 "그때 부여했던 피선거권을 특별한 조치로 박탈하지 않았다면 이제 와서 없어졌다고 볼 수 없다. 후보 등록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출마 불가 결정을 했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전 위원장이 그간 당의 민감한 사안을 거침없이 언급하고 비판한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지내면서 당의 쇄신 방향으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를 주장하는 등 당내 주류 세력과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폐단으로 거론되는 팬덤 정치를 비판하고, 당내 성 비위 문제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는데 지지자들 사이에선 '내부 총질'이라는 반발이 거셌다.

박 전 위원장의 출마 강행 방침에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조응천 의원은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피선거권이 이미 있다'는 박 전 위원장 주장에 "비대위원장은 당원 자격이 필요하지 않다. 비대위원장은 임명직이고 당 대표는 당헌·당규상 6개월을 채워야 하는 선출직이다. 경우가 완전히 다르다"며 박 전 위원장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박지현을 토사구팽 하려는가. 비록 패배한 선거였지만 박지현 위원장의 공이 크게 있었던 것 아닌가. 박지현이 겨냥한 지점은 온전히 당이 아니다. 당의 잘못된 문화, 구태, 내로남불이었다"며 출마 불가 결정을 내린 비대위를 비판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6일 페이스북에 '초심을 되새기며 토사구팽에 굴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려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저를 영입했던 민주당은 지금, 저를 계륵 취급하고 있다. 민주당이 저를 쓰고 버리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금 박지현은 물론, 저에게 만들자고 약속했던 성폭력이 없는 세상까지도 토사구팽하려고 한다. 이것은 제가 막겠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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