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초보·베테랑도 피할 수 없는 팔꿈치 통증.. 초기 적극 치료해야"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2. 7. 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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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톡톡_ 박동준 강북연세병원 원장
평소 안 쓰던 부위 과사용해 발생
팔꿈치 안쪽 손상 '골프 엘보'보다
바깥쪽 아픈 '테니스 엘보' 더 흔해
통증 3주 이상, 정형외과 진료 필수
초기엔 재생주사 등 非수술적 치료
힘줄 파열 50% 이상이면 수술
부상 예방하려면 바른 자세 익혀야
몸통 아닌 팔만 쓰는 스윙은 '금물'

 

최근 골프를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여럿 생길 정도로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급증했다. 동시에 골프 때문에 부상을 당한 사람들이 늘었다. 골프를 이제 막 시작한 사람도, 이미 골프를 친지 오래된 이도 골프로 인한 통증 때문에 고민이 많다. 더 건강해지려 시작한 운동인데 왜 골프는 부상과 통증을 동반하는 걸까?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강북연세병원 상지 전문의 박동준 원장에게 들어봤다.

―구력과 무관하게 많은 골프인이 통증을 호소한다. 골프가 통증을 유발하는 이유가 뭔가?

"골프는 작은 공을 멀리 정확하게 보내는 운동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선 한 가지 동작을 수십만번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골프 스윙을 하려면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관절·힘줄을 사용해야 하고,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반복하니 통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 몸은 어느 부위든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손상되고, 통증이 생긴다. 다른 스포츠들은 온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골프는 특정 부위만 과사용 하기에 이로 인한 통증이 생긴다."

강북연세병원 박동준 원장이 골프 엘보, 테니스 엘보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골프로 인해 손상되는 부위는 어디인가?

"아마추어 골퍼와 프로 골퍼 모두 가장 손상이 많은 부위는 상지, 특히 팔꿈치다. 상지 손상이 골프로 인한 전체 손상의 약 50%를 차지한다. 다만, 프로 골퍼와 아마추어 골퍼의 손상 부위에 차이는 있다. 프로 선수는 몸통(요추)과 골반이, 아마추어는 팔꿈치 손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프로 골퍼들은 몸통 회전에 집중해 운동하다 보니 요추 손상이 많다. 반면, 아마추어는 몸통과 골반 회전이 어려워 상지부위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왜 팔꿈치를 많이 다치는가?

"팔꿈치 통증은 손목과 관련돼 있다. 손목을 움직이는 힘줄이 팔꿈치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골프 스윙은 손목을 콕킹했다 풀었다 반복하는 운동이라 손목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과도하거나 잘못된 손목 사용은 손목을 움직이는 힘줄에 손상과 염증을 누적한다. 이로 인해 손목 힘줄의 시작점인 팔꿈치에 통증이 생긴다. 힘줄 시작점은 통증에 취약하다."

―팔꿈치 손상에도 종류가 있을까?

"팔꿈치 손상은 크게 '테니스 엘보(외상과염)'와 '골프 엘보(내측상과염)'로 구분한다. 바깥쪽이 아프면 테니스 엘보, 안쪽이 아프면은 골프 엘보다. 환자들은 골프를 치면 골프 엘보가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골프 엘보보다는 테니스 엘보가 더 흔하게 발생한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팔의 바깥쪽(테니스 엘보)에 통증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오른팔의 안쪽(골프 엘보) 통증이 그다음으로 발생한다."

―골프 엘보보다 테니스 엘보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테니스 엘보가 많이 생기는 이유는, 골프 스윙을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해야 하는 부위가 반대편 팔의 바깥쪽이기 때문이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손목을 콕킹을 했다가 풀었다 하는 동작에서 왼쪽 손목이 주요 역할을 한다. 즉, 손목 힘줄의 시작점은 팔꿈치이기에 왼쪽 팔꿈치에 테니스 엘보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팔꿈치 손상을 의심해야 하는 증상이 있나?

"팔꿈치 바깥쪽 통증과 저린감, 물건을 들거나 양치질을 할 때의 통증, 잘 때 쑤시는 느낌, 자고 일어나서 팔을 펼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테니스 엘보를 의심할 수 있다. 손목에 힘을 줘서 무언가를 들 때 바깥쪽이 아프면 테니스 엘보, 구부릴 때 아프면 골프 엘보라고 생각하면 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통증 부위와 정도 등을 고려하고, 초음파나 MRI를 통해 힘줄 파열의 정도를 확인한 다음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다. 만약 통증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급성기 통증(초기 단계)이라면, 스트레칭과 심부횡마사지, 재생주사와 체외충격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3~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고, 힘줄의 파열 상태가 50% 이상인 심각한 상태라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순서가 있을까?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하고, 해결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한다. 비수술적 치료는 재생주사와 체외 충격파 등을 통해 힘줄이 다시 재생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사 방법은 재생주사이다. 프롤로라는 재생 주사는 면역반응을 자극하고 일시적인 염증을 유도한다. 염증 이후에는 반드시 재생(회복)세포가 모이고 염증과 재생을 반복하면서 힘줄을 재생시킨다. 성분이 단순한 만큼 부작용이 거의 없어서 안정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재생주사는 PRP(Platelet-rich plasma)라고 불리는 혈소판 풍부 혈장 주사이다.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혈장과 필요 성분을 걸러서 사용하고, 힘줄 재생에 필요한 성분을 직접 주입해 힘줄 재생을 유도한다. 환자 자신의 혈액을 쓰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안전한 주사이지만, 주사 후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재생주사와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시행한다. 테니스 엘보 관절 내시경 수술은 약 15분 정도 걸리는 비교적 간단한 술기로, 팔꿈치 안쪽과 바깥쪽에 5㎜ 정도의 구멍 2개만 내고 시행할 수 있다. 최소 침습으로 관절 안쪽을 들여다보면서 힘줄의 상한 부분을 치료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적으며 빠른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경험상 10명 중에 6~7명은 재생주사로 호전된다. 호전되지 않은 3~4명 중 절반은 주사 종류를 바꾸면 개선 효과가 있다.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는 10명 중 1명 정도이다."

―치료를 하면서 골프를 쳐도 되나?

"당연히 치료 중에는 골프를 중단하는 게 좋지만, 대부분의 골프인은 골프를 중단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치료를 받으면서 골프를 칠 때는, 잘못된 자세로 인해 힘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수술을 한 경우, 재활은 필요 없으나 힘줄이 회복되는 충분한 기간이 필요하다. 힘줄이 회복되는 데는 6~12주가 걸리기에, 수술 후 최소 3개월 이후부터 골프를 치는 게 좋다."

―통증이 심하지 않아도 치료가 필요한가?

"만일 통증이 한 달 이상 되지 않았고, 골프를 할 때만 통증이 있다면 간단한 스트레칭과 마사지만으로도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손목을 아래쪽으로 내리면 팔꿈치 주변에 움푹 들어가는 부위가 생기는데, 이 부위를 손가락 끝을 이용해 잡고 마사지해주면 된다. 마사지 방향은 팔과 수직이 돼야 한다. 단, 3주 이상 지속한 통증이라면, 반드시 정형외과 진료가 필요하다."

―부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있을까?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어깨와 팔꿈치·손목만 무리하는 '팔로만 하는 스윙'을 피해야 한다. 몸통의 스윙을 이용해 골프채를 휘둘러야 한다. 팔꿈치 통증의 가장 큰 원인은 손목의 과도한, 혹은 급격한 움직임이다. 콕킹과 릴리즈를 할 때 손목의 각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팔꿈치와 전완부 자체를 회전시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최대한 손목 각도는 유지한 채로 올바른 콕킹을 하고, 릴리즈를 할 때도 손목 각도를 유지한 채 팔의 전완부 회전을 한다면 손목으로 인한 팔꿈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손상 없이 골프를 치려면, 올바른 골프 스윙의 역학을 이해해야 한다. 혼자서 잘못된 방법과 자세로 연습하기보단 올바르게 배워 운동한다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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