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카드사도 뛰어든 BNPL..편리하지만 연체 확대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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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물건을 사고 결제는 나중에 하는 이른바 '선구매 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5일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BNPL 서비스를 개시했다.
BNPL은 상품을 먼저 구매하고 비용 결제를 나중으로 미루는 일종의 단기 금융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규제 속에 신용카드사만 후불 결제가 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 규제 특례(규제 샌드박스)가 생기면서 플랫폼 사업자들의 BNPL 진출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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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이력 부족한 2030에서 인기
채무 급증 우려도
미리 물건을 사고 결제는 나중에 하는 이른바 ‘선구매 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IT 공룡 애플이 뛰어들더니 국내 대형 금융사인 현대카드도 카드사 최초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가입 절차 간소화 등 장점으로 소비자층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이들이 결제 대금을 갚지 못해 채무가 급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5일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BNPL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대카드는 무신사가 운영 중인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에 후불결제 서비스 ‘카드 없이 분할결제’ 기능을 탑재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없이 분할결제는 신용이력이 부족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들었던 ‘씬파일러’를 위한 서비스”라고 밝혔다.
BNPL은 상품을 먼저 구매하고 비용 결제를 나중으로 미루는 일종의 단기 금융 서비스다. 구조적으로 신용카드와 유사하다. 그러나 신용카드를 이용하려면 까다로운 발급 절차를 거쳐야 하는 반면 BNPL은 비교적 가입 절차가 간소하다. 통상 회원비가 별도로 없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외국에서는 일찌감치 BNPL 시장이 활성화됐다. 클라르나는 2005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대표적인 BNPL 기업으로 총 45개국에서 가맹점 40만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용자가 1억4700만여명이고 하루 평균 결제 건수는 200만건에 달한다. 지난해 1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어펌은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맥스 레브친이 설립한 업체로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제휴를 맺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규제 속에 신용카드사만 후불 결제가 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 규제 특례(규제 샌드박스)가 생기면서 플랫폼 사업자들의 BNPL 진출이 가능해졌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다만 국내에선 아직 30만원 한도의 소액 결제만 가능하다.
신용카드가 없거나 지갑이 얇은 2030 세대가 BNPL의 주 이용층이다. 국내 BNPL 서비스 업체 ‘소비의미학’의 BNPL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9월 이후 BNPL 서비스의 연령별 사용 비중은 20대가 65%, 30대가 17%를 차지했다. 직업별로 보면 학생이 38%, 직장인 34%로 집계됐다. 이들은 애플워치, 에어팟, 닌텐도 스위치 등 일시 전액 결제가 부담되는 고가의 소형 전자기기를 주로 분할 결제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BNPL은 금융 이력이 부족한 이용자의 소비 확대 취지로 도입됐지만 오히려 이들을 채무의 늪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채조정 상담기관 DebtHammer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BNPL 사용자의 30%가 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32%는 BNPL 청구액을 내기 위해 임대료, 공과금, 자녀 양육비 등 지불을 건너뛴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는 것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급증했던 온라인 쇼핑이 일상 회복과 함께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은 기술 기업에 치명적이다. 최근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고객들의 연체로 인해 BNPL 대표 업체인 클라르나와 어펌의 주가는 지난해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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