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낙태권 판결로 두 쪽난 美.. 시위 여성이 가짜 피 뒤집어 쓴 이유

김현동 2022. 7. 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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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피를 뒤집어 쓴 낙태 찬성 여성(왼쪽)이 4일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낙태는 여성의 선택”이라고 주장하자 반대 여성이 “낙태는 살인”이라고 되받아쳤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연일 찬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4일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이번 판결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반대하는 시민이 구호를 외치면서 대립했다.

낙태를 찬성하는 여성(왼쪽)과 반대하는 여성이 4일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나란히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법원을 비판하는 의미로 한 여성은 온몸에 가짜 피를 뒤집어쓴 채 시위에 나섰다. 그는 쇠사슬이 감긴 여성 토르소(몸통)에 ‘정부 재산(Government Property)’이라 쓴 피켓을 들고 낙태 권리를 요구했다. 정부가 여성의 몸을 사유화해 낙태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는 점을 비꼬았다.

한 낙태 권리 운동가가 4일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폴리스라인을 넘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대법원 판결을 지지하는 시민도 모여들었다. 이들은 “낙태 종식(End Abortion)” “낙태를 생각할 수 없게 만들자(Make abortion unthinkable)”라며 대법원이 제대로 된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낙태를 찬성하는 한 여성이 4일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자유의 여신상으로 분장한 채 묘비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은 연방 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로 인해 후폭풍이 거세다. 처방이 필요 없는 사후피임약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1인당 구매 수가 제한되고 있고, 각 주에서는 낙태권을 둘러싼 소송전도 잇따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민주당 주지사 9명과 화상으로 만난 자리에서 낙태권 금지 판결을 무력화할 대책을 촉구했다.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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