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순방, 김건희에 묻혔다" 전용기 민간인 동행에 與한숨
이원모 대통령인사비서관의 부인 신모 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동행해 김건희 여사를 수행하고, 대통령 전용기를 통해 귀국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민간인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보수를 받지 않았으며 모든 행정적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국가 기강 문제로 국회에서 심각하게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인사비서관 부인 관련 보도에 대해 "신 씨는 오랜 해외 체류 경험과 국제행사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순방 기간 각종 행사 기획 등을 지원했다. 하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기 위해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았다"며 "민간인 자원봉사자도 순방에 필요한 경우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순방에 참여할 수 있다. 신 씨는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모든 행정적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다"고 밝혔다.
이어 "출장에 필수적인 항공편과 숙소를 지원했지만 수행원 신분인 데다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만큼 특혜나 이해충돌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했다.
앞서 공식 직책을 맡지 않은 기업인 출신 신 씨가 대통령 전용기 등을 이용하며 대통령 부부의 해외 일정을 물밑에서 지원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됐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 씨는 지난달 초 15명으로 구성된 순방 답사팀의 일원으로 대통령실 직원 및 외교부 직원들과 함께 스페인 마드리드에 다녀왔고, 이후엔 선발대의 일원으로 윤 대통령 부부보다 5일 먼저 스페인으로 출국했다.
윤 대통령 부부 순방 당시에는 마드리드의 대통령 숙소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머물며, 경호상 기밀 사안인 김건희 여사의 일정과 의전을 확인하는 등 사실상 제2부속실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이후 나토 행사를 마친 후 대통령 전용기로 1일 함께 귀국했다고 한다.
신 씨는 유명 한방 의료재단 이사장의 차녀로, 2013년 1월 현직 검사 신분이던 이 비서관과 결혼했다. 신 씨는 김건희 여사와 오랜기간 개인적인 인연을 이어온 걸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 직원이 아닌 신 씨가 윤 대통령 부부의 해외 일정에 동행해 조력하고,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한 것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일었다. 특히 김 여사가 공식 활동과 관련해 사적 인연을 기초로 주먹구구식 조력을 받는 상황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대통령 부인께서 공식 수행원이 아닌 지인을 수행원으로 등록해서 대동해서 공무를 봤다는 것은 국가 기강에 관한 문제"라며 "신원조회도 안 한 민간인을 지인이라고 데려갔다. 제2부속실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강훈식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민간인이 국가 기밀 정보, 외교 사안을 주무른 명백한 국기문란 사건"이라면서 "여기에 대통령실은 ‘무보수 자원봉사’라며 국민 눈 가리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강 의원은 "단순 동행이 아닌, 사전답사를 다녀오고 선발대로 출발했다고 한다. 대통령 부부가 묵는 숙소, 동선, 어디서 누구를 만날지를 사전에 준비하는 일부터, 선발대로서 현지 최종 점검까지 진행한 것"이라면서 "국가의 기본과 상식이 무너졌다"고 질타했다.
여권 내부에선 거듭되는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이 대통령 지지율 등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나토 순방 효과가 '김건희 블랙홀' 안에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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