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文정권에서 수사 됐어야" 발언에 野 "경찰 수사 개입 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이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이 장관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 정권에서 수사가 됐어야 할 것들 중 수사가 안 된 것들이 사실 꽤 있다”고 한 것인데, 민주당은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과 관련지어 “경찰 수사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청 차장 출신 임호선 민주당 의원은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 장관 발언에 대해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행안부 장관이 수사와 관련된 부분을 그렇게 직접적으로 언급한 예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신설되는 경찰국 인원의 80~90%는 경찰로 채우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서도 임 의원은 “경찰국 설립 자체가 문제니 의미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안부가 경찰의 인사·징계·감찰에 관여하게 되는데 우려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민주당의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 저지 대책단’(대책단)은 국회에서 ‘경찰의 독립성·중립성 확보를 위한 공청회’를 열고 이 장관 발언을 비판했다. 공청회엔 한창섭 행안부 차관이 참석했다. 윤희근 경찰청 차장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윤석열 정부의 첫 경찰청장으로 내정되면서 불참했다.
대책단 부단장인 백혜련 의원은 이 장관 발언에 대해 “행안부 장관이 수사에 직접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발언을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 장관의) 행동이 바로 경찰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정말 심각하다. 이런 (경찰 통제) 의도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국민이 걱정하고 경찰이 걱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환 의원은 “이 장관의 발언은 너무나 심각한 부분이라 지적할 수밖에 없다”며 “행안부 장관을 넘어서 대통령의 최측근, 권력 실세라고 불리는 이 장관의 경찰 수사 개입 의지를 자인한 것 아닌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또 “(이 장관이) 노골적으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전 정권을 향한 정치 보복을 공식화하려는 시도를 보는 것 같아 참담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공청회에선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이 헌법에 위배되거나, 또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대책단장인 서영교 의원은 “(경찰국을 신설하려면) 정부조직법을 국회에서 개정해야 한다”며 “(법안을) 국회로 가져오라”고 말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조순열 변호사는 “정부조직법상 치안 사무는 행안부가 아닌 경찰청이 관장하도록 설계했다”라며 “행안부는 헌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방법으로 (경찰국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제에 나선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안부가 경찰을 지휘해 경찰과 정권을 한 몸으로 만들면 민주주의가 죽고, 시민도 죽어 나갈 것”이라며 “행정 권력의 독재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국회에서 반드시 행안장관의 탄핵소추를 의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한창섭 차관은 “행안장관이 법에 따라 경찰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직을 신설해 경찰에 대한 국정 운영을 정상화하려는 것이 이번 제도 개선의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도 다른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이번 제도 개선으로 과거 청와대와 경찰 사이의 소위 직거래가 차단된다면 경찰의 중립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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