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논란 송옥렬 "자격없다면 받아들인다. 낙마까지 생각"

조현숙 2022. 7. 5. 17: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제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그것 때문에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담담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규제와 관련해 그는 “자유시장경제라고 해서 재벌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정권에서도 재벌 개혁은 한다”고 밝혔다.

5일 송 후보자는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인 그를 공정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송 후보자는 “총수의 사익 추구, 계열사 특혜, 담합 등 시장에서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여러 가지 행위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면서도 “경쟁 제한적인 규제는 과감하게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규제 대부분이 재벌그룹, 대기업 등 기득권을 가진 경제주체 행위를 제한하는 것인데 필요하면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다. “(대기업집단 규제 시) 동일인(총수)을 중심으로 한 친족 범위가 너무 확대돼 있어서 그 부분을 현실에 맞게 한다든가, 기업결합 신고를 할 때 면제되는 범위를 넓히는 것은 검토를 해서 개선을 해볼 생각에 있다”며 “(공정위) 조사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 기업 방어권 확보 등을 연구하고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벌 그룹 총수, 중소기업 분도 만나고 공정위 직원과도 소통하겠다”고 했다.

시장 중심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춘 새 정부 출범으로 재벌 개혁 ‘칼날’이 무뎌질 수 있다는 지적에 그는 “앞으로도 대기업 총수의 사익 추구, 재벌 그룹 내부에서 일어나는 반칙에 대해 공정위는 엄단을 할 예정”이라며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재벌 개혁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이번 정권에서도 재벌 개혁을 할 거다”라고 부언했다.

공정위 전속고발권(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은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수사하고 법원에 기소할 수 있도록 한 제도)과 관련해 그는 “전속고발제가 좀 더 기능하는 쪽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검찰 출신인 윤 대통령 당선으로 공정위 전속고발권이 폐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새 정부는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되 보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공정위는 전속고발권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송 후보자는 2014년 로스쿨 제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에 대해 “지금도 깊이 반성하고 있고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며 “(윤 대통령에게) 위원장 제의받았을 때 가장 걸리는 부분이었고 처음부터 이 문제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때 사정은 인사 검증 과정에선 얘기가 충분히 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것 때문에 자격이 없다거나 문제가 생겨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 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낙마, 그런 부분도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1988년 서울대 인문계 수석으로 법대에 입학했다. 대학 3학년 때인 90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23기로 윤 대통령과 동기다. 이후 행정고시와 외무고시에도 합격한 ‘고시 3관왕’ 이다. 미국 하버드 로스쿨에서 석ㆍ박사를 마치고 2002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다 2003년 서울대 법대(현 로스쿨) 교수로 임명됐다. 상법과 회사법을 주로 가르쳤다. 그는 2014년 로스쿨 1학년 학생 100여 명이 모인 술자리에서 외모를 상ㆍ중ㆍ하로 평가하고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등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