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쉼터, 얼음조끼에 산책로 냉장고까지..톡톡튀는 지자체 폭염대책

문희철 2022. 7. 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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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입자의 물을 안개처럼 분사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냉방 장치인 쿨링포그(cooling fog·증발냉각장치)가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가동되고 있다. [뉴스1]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5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4℃를 기록하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자치단체 등은 얼음조끼, 산책로 냉장고 등 폭염에 맞설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5일 소방청에 따르면, 폭염 관련 환자의 신고·처치를 위한 출동은 7월에 가장 많다. 전체 온열 질환 환자의 60.9%가 7월에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7월 첫 주까지 월평균 1~20여명에 불과하던 폭염 관련 환자 처치 건수는 7월 2주부터 근 한 달 동안 월평균 171.5명으로 8배가량 급증했다.

온열 질환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위로 일사병·열사병·열경련 등 질병에 걸려 어지럼증이나 발열·구토 등을 일으키는 현상을 온열 질환이라고 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4일까지 전국에서 집계한 온열 질환자 수는 434명을 기록했다.

119구급대 관계자가 온열 질환을 호소하는 민원인에게 얼음 조끼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소방청]


서울 34℃…구급차, 얼음조끼 구비


유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비상이다.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폭염 경보 지역 현장 방문에 나섰다. 전국의 94%에 폭염 특보가 발령되면서다. 폭염 특보는 폭염 경보와 폭염주의보로 구분하는데, 일 최고기온이 2일 이상 35℃ 이상으로 예상되면 폭염 경보, 2일 이상 33℃ 이상으로 예상되면 폭염주의보를 발령한다.

소방청은 전국에서 운영하는 119구급차에 얼음조끼 1579대를 비치했다. 그물망 형태의 조끼에 얼음팩을 담는 형태다. 또 탈수 시 전해질 불균형을 방지할 수 있는 소금과 전해질 용액제, 수분 증발로 체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무기 등을 준비했다.

정원연 소방청 119구급과 소방위는 “얼음조끼와 전해질 용액제 등은 전국 모든 119구급차에 구비하고 있다”며 “온열 질환이 의심되면 119에 신고하면 응급처치를 제공하거나 병원·무더위쉼터로 안내하는 등 필요한 구호 조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서울시청역 등 13군데서 쿨링 로드를 운영 주잉다. 쿨링로드는 도로 중앙선에 작은 사각형 모양으로 설치된 물 분사 시설이다. [사진 서울시청]

서울 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서울시청은 폭염종합상황실을 가동했다. 횡단보도 그늘막 2885개소를 설치하고, 무더위쉼터를 운영한다. 서울시는 오는 8월까지 폭염 저감 시설을 4426개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청역과 코리아나호텔 사잇길 270m와 종로3가역 14번 출구에서 종각 방향으로 이어진 200m 거리의 도로 등 13군데에선 ‘쿨링 로드(cooling road)’를 운영 중이다. 지하철역에서 버려지는 지하수를 끌어올려 도로 면에 분사하는 방식이다. 이지용 서울시청 도로관리과 주무관은 “한여름에 달아오른 도로 온도를 낮추기 위해 매일 3회 이상 분사하는데, 지면 온도를 7∼9℃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노원구 당현천근린공원 인근에 설치된 힐링냉장고에서 한 시민이 무료 생수를 꺼내고 있다. 김경록 기자


무료 생수에 호텔 쉼터도 등장


양천구청 등 일부 자치단체는 미세입자의 물을 안개처럼 분사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냉방 장치인 ‘쿨링포그(cooling fog·증발냉각장치)’를 설치했다. 이상우 양천구청 녹색환경과 계장은 “양천공원·경창시장·목사랑시장 등 여름철 야외에 있는 구민들이 많은 공간을 중심으로 폭염 방지를 위해 설치했는데 구민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노원구청은 ‘힐링 냉장고’를 운영 중이다. 산책로·하천 등 16개 실외 공간에 구청이 실제로 냉장고를 설치했다. 여기 가득 찬 300mL 생수는 누구나 무료로 한 병씩 마실 수 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용산구에 가면 호텔에서 더위를 피할 수도 있다. 용산구청이 뉴월드호텔과 업무협약을 맺고 7개 객실을 무더위쉼터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동주민센터에서 확인증을 받으면 호텔 객실을 최대 3박까지 이용 가능하며, 숙박비는 용산구청이 전액 지원한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냉방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무더위쉼터를 활용하면 폭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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