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 도장깨기' 나선 3년차 신인..'놀면 뭐하니'로 빵 터졌다
“SNS 댓글이나 메시지도 전부 ‘놀면 뭐하니?’ 보고 왔다는 내용뿐이에요. 이전에 비해 저에 대한 관심도가 5~10배는 늘어난 것 같아요.”
목소리 하나로 경쟁하는 프로그램만 다섯 번째 출연이다. 목소리로 지지 않는 가수들을 모은 자리에서도 ‘돌고래 고음’ 영상으로 SNS 스타가 됐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 가수들을 모아 결성한 MBC ‘놀면 뭐하니?’의 WSG 팀 최종 멤버로 출연 중인 3년 차 가수 흰(HYNN, 박혜원‧24)의 이야기다. 그가 속한 팀이 부른 빅마마 ‘브레이크 어웨이(Break Away)’ 영상은 유튜브 127만, ‘그때 그 순간 그대로’ 녹음 영상은 223만 조회수를 넘겼다.
"부모님 세대도 알아보더라, 팀원 덕분"
박혜원은 “이번 프로그램 이후 확실히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오고, 반응도 큰 것 같다”며 “원래 남성 팬이 많은 편이었는데, 방송 이후 부모님 세대도 알아보는 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놀면 뭐하니?’에서 “돈이 하늘에서 내려올 것 같은 목소리”(박나래), “박혜원 목소리를 듣자마자 ‘이거다’ 했다”(서용배 작곡가)는 등 칭찬 세례를 받은 데 대해 그는 “너무 칭찬을 받으니까 조심스럽다”면서 “서용배 작곡가님이 나를 알고 있어서 우선 놀랐고, ‘평소 같이 작업하고 싶었다’고 하셔서 더욱 놀랐는데, 실제로 같이 녹음하면서 너무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브레이크 어웨이'는 불렀다가 본전도 못 찾을 수 있는 어려운 노래였는데, 팀원 덕을 봤다"는 박혜원은 배우 정지소(23), 씨야 출신 이보람(35), 아이돌 라붐 소연(28)과 한 팀이다. 그는 “솔로 활동할 때는 실수에 대한 부담이 큰 편인데, 실력이 무척 뛰어난 언니들과 같이하는 활동은 마음의 부담이 적다”며 “각자 연습한 걸 하루 만에 맞춰볼 정도로 합이 좋은데, 벌써부터 활동이 끝나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3년 차면 아직 신인 아닌가요?"… 공연 매진에 부모님 티켓도 없을 뻔
박혜원은 2016년 ’슈퍼스타K’로 처음 대중에 얼굴을 알린 뒤, 2018년 ‘히든싱어’, 2019년 ‘불후의 명곡’, 2020년 '복면가왕'에 이어 올해 ‘놀면 뭐하니?’까지, 노래로 경쟁하는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두드렸다. 2018년 데뷔, 2019년 ‘시든 꽃에 물을 주듯’으로 어느 정도 이름을 알렸지만 “도전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공부한다 생각해서 ('불후의 명곡' 등 출연이)매번 너무 재밌었다”며 “아직 데뷔 3년 차라 신인이어서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확 커지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은 없기 때문에 지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2019년 3월 발매한 ‘시든 꽃에 물을 주듯’이 역주행으로 흥행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콘서트를 거의 하지 못했다는 그는 올해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열어 본격적으로 팬들을 만났다. 5분 만에 이틀치 티켓이 모두 매진된 서울 공연에 대해 “지금도 잘 실감이 안 난다. 무대에 서야 실감이 날 것 같다”며 “초대권을 따로 빼놓지 않아서 부모님 표를 직접 예매했는데 1층은 실패하고 2층 구석 자리를 겨우 잡았다”고 말했다.
덤덤한 고음 장인, "난 아직 소리꾼 이미지, 감정 표현 어려워"
‘돌고래 고음’ ‘고음 장인’으로 유명한 그는 라#까지 고음이 올라간다. 그에 대해 “웬만한 고음이라도 올라가긴 하지만, 감정 살려 부르기가 실은 더 어렵다”며 돌고래 고음 같은 별명엔 덤덤해 했다. "옛날 오디션 영상을 찾아보며 스스로 연구하고 배운다"며 “아직은 성량, 파워, 음역으로 칭찬받는 ‘소리꾼’ 이미지가 강하다. 원래는 표정도 많고 완전 울보, 웃보인데, 노래할 때 실수에 대한 압박이 있어서 ‘노래의 감정선을 깨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자유로운 감정 표현이 아직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국투어 콘서트에서 '럴라바이(lullaby)'라는 곡을 부를 때는 매번 울었다, 내 얘기를 담은 노래라서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소개했다.
박혜원은 넉넉지 않은 가정환경에 노래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본인의 수입으로 집안 경제 문제도 "차근차근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부모님이 뿌듯해하시지만, 아직도 내가 크게 잘한다고 생각하시기보다는 '들으시는 분들의 마음이 따듯한 것'이라고 하신다"며 "엄격하신 분들이라 표현은 잘 안 하시는데, 나 자신도 그렇게 잘한다고 착각하지 않기 때문에 서운하진 않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이승철, 아버지는 이문세의 팬이라고 했다.
이제 20대 중반인 그는 "나중에는 고음이 없어도, 노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보컬이 되고 싶다"며 "최근엔 뮤지컬에도 관심을 갖고 보러 다닌다. 서른에는 작곡도 직접 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 기타도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혁이가 일진? 어이 없다" 남주혁 동창·담임 20명 나섰다
- 손흥민 "최고 경기는 러 월드컵 독일전, 인종차별 갚아줬다"
- 이효리·이상순 카페 7일 재오픈…"영업 땐 대표님 안 올 것"
- "고통 없애준다" 꼬임 빠져 좀비 됐다...래퍼 '악몽의 3년'
- 구리 20m 깊이 싱크홀, 도로 재개통에 2년 걸렸다
- 배우 고세원 전 여친 "내 신체 영상 수십개" 추가 폭로 나왔다
- 최태원 "1빠다" 자랑한 전시...알고보니 동거인 김희영 총괄
- '떼법'에 굴복한 옥주현…그 저격한 뮤지컬계의 숨은 진실
- '성상납' 의혹 기업인 "이준석이 준 '박근혜 시계' 갖고 있다"
- "한국인인 거 안 뒤 달라졌다"...일 초밥집, 이번엔 '벌레 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