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日 게이단렌 회장단과 연쇄 회동.."한·일 관계 회복 민간외교관 역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經團聯) 회장단을 연이어 만나 한·일 기업 간 교류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게이단렌 회장단은 ‘한·일 재계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재계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그동안 얼어붙었던 한·일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 회복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일 교류와 공급망 안정화 논의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서울 모처에서 도쿠라마 사카즈(十倉雅和) 게이단렌 회장(스미토모화학 회장)과 만찬을 했다. 이튿날엔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히가시와라 토시아키(東原敏昭) 게이단렌 부회장(히타치그룹 회장)과 오찬을 함께 했다.
두 일본 기업은 삼성과 인연이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삼성전자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폰용 편광필름을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과 사파이어 웨이퍼 합작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히타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고객사다.
이 부회장과 히가시와라 부회장은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소부장 수출 규제가 시작된 2019년에도 일본에서 게이단렌 임원진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해 9월 열린 일본 럭비 월드컵에 유일한 한국 기업인으로 초청되기도 했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향후 한·일간 민간 차원의 협력 관계가 재구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3년 동안 한국 기업의 일본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한국의 소부장 국산화가 제자리걸음”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삼성에 대해서는 유력 고객이라 장기적으로 일본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과 일본 경제계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로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에도 일본산 반도체 소재를 차질 없이 공급받았으며 현재는 NTT도코모·KDDI 등 일본 1·2위 통신사업자에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생 때부터 히타치 등 방문하며 인연 이어와
이 부회장의 일본과 인연은 대학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7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타계 직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당시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이 부회장과 히타치·마쓰시타·소니·도시바 같은 일본 주요 고객사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는 일본의 주요 파트너에 위로 서한을 보내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도 친밀한 관계로 알려졌다. 또한 1993년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포하며 출범한 일본 핵심 전자부품 업체들과의 협력체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 회원사들과 지속해서 교류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경제 블록화와 진영 대립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이 노력을 본격화하는 시점”이라며 “이 부회장이 민간 외교관으로서 소부장 생태계 복원 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게이단렌은 1946년 설립된 일본 최대의 경제단체로 1494개 기업, 108개 단체 등이 가입해 있다. 게이단렌 대표단은 4일 한국을 방문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제29회 한·일 재계회의를 열었으며 같은 날 오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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