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층 소음에 "주택으로 X져" 인터폰 욕설..대법 "모욕죄"

나성원 2022. 7. 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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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여성 A씨(64)와 딸 B씨(41)는 2019년 7월 오후 3시쯤 윗층이 층간소음으로 시끄럽게 하자 참지 못하고 인터폰으로 연락을 했다.

C씨의 집에 온 손님들도 스피커 형태의 인터폰에서 흘러나오는 욕설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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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온 집에 인터폰 욕설..모욕 혐의 기소
1심은 유죄, 2심은 무죄 판결
대법 "모욕죄 성립" 유죄 취지 파기환송
국민일보DB


경기도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여성 A씨(64)와 딸 B씨(41)는 2019년 7월 오후 3시쯤 윗층이 층간소음으로 시끄럽게 하자 참지 못하고 인터폰으로 연락을 했다.

윗층에 거주하는 여성 C씨(37)는 집에 손님들을 데려온 상황이었다.

C씨 집에는 C씨의 7살 아들, C씨의 손님과 손님의 3살, 4살 자녀가 있었다.

A씨 등은 C씨를 향해 인터폰으로 “XXX들, 도끼로 찍어버려. 니 애비 데리고 와” “가랑이를 찢어버려, 이 XXXX들” “단독주택으로 X져” “뇌에 우동사리가 들었냐” “부모가 그 따위니까 애XX한테 그 따위로 가르치지” 등의 욕설을 했다.

C씨의 집에 온 손님들도 스피커 형태의 인터폰에서 흘러나오는 욕설을 들었다. 인터폰은 송수화기 없는 외장 스피커만 달린 형태였다.

A씨와 B씨는 결국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모욕적인 표현을 불특정 다수가 인식했거나, 소수가 인식했어도 전파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성립된다.

재판의 쟁점은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경우에도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1심은 “욕설에 공연성이나 전파 가능성이 없었다”는 두 사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C씨의 지인이 욕설 내용을 외부에 전파하지 않고 비밀로 지켜줄 것이라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2심은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2심은 전파 가능성은 명예훼손죄에서는 공연성 판단 기준이 될 뿐이지 모욕죄에까지 적용될 수는 없다고 봤다.

또 당시 C씨 집에 있었던 사람들이 욕설 내용을 타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하지만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했더라도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법리는 모욕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과 분쟁이 사회 일반의 관심의 대상이 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층간소음을 행위자의 인성과 자녀 교육 문제로 연결 짓는 자극적인 발언은 사람들 사이에 쉽게 얘기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A씨 등의 욕설은) 전파 가능성 이론에 따른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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