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6% 올랐는데.."임금 인상" 강경 투쟁 나서는 노동계

성기호 2022. 7. 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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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소비자물가가 24년 만에 6.0%대를 기록한 가운데 노동계가 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하투'(夏鬪·여름 투쟁)를 본격화할 태세다.

대기업 노조는 경쟁적으로 큰폭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도 불사할 태세다.

노사협의회(비노조)는 9% 임금 인상에 합의했지만 노조와는 올해 교섭을 시작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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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연쇄 파업 우려에 초긴장
정부, 인플레 압박에 자제 요청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6월 소비자물가가 24년 만에 6.0%대를 기록한 가운데 노동계가 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하투’(夏鬪·여름 투쟁)를 본격화할 태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 2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집회를 열며 ‘길들이기’에 나선 데 이어 현대자동차 노조도 4년 만에 총파업이 유력해졌다. 특히 올해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과 정부의 친기업 정책 방향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어느 때 보다 강성 투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반면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기업들에 과도한 임금 인상 자제를 요청하며 노동조합의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새 정부와 노동계 간 갈등이 ‘강대강’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고용노동부와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전날 현대자동차 노사 교섭 중지 결정을 내렸다. 현대차 노사가 임금과 단체협상 협약 조건을 놓고 의견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과시킨 현대차 노조는 이로써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됐다.

재계에서는 노동계 하투를 앞두고 현대차 노조가 4년 만에 파업 국면에 들어갈 경우 연쇄 파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대차 노조는 국내 최대 단일 노조이자 민주노총 내 지분이 커 다른 파업보다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임금인상을 요구한 파업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올해 전국 42개 사업장에서 파업에 들어갔으며, 이 중 16곳에서 중재가 이뤄졌고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와 이수화학 노조 등 26곳은 임금인상 등을 내걸고 파업을 진행 중이다.

대기업 노조는 경쟁적으로 큰폭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도 불사할 태세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인상 16만5200원 인상과 순이익 30% 규모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안으로 내놨다. 기본급 인상률은 7.3%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총 4개 노조에 소속된 직원이 도합 4500명 가량으로 전체 임직원 11만3000여명의 4% 수준에 불과하지만,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노사협의회(비노조)는 9% 임금 인상에 합의했지만 노조와는 올해 교섭을 시작도 못했다. 노조는 연봉 1000만원을 일괄 인상과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임직(생산직) 노조와 기술사무직 노조와 별도 교섭을 벌이고 있다. 기술사무직 노조의 경우 기본급 12.8% 인상을 요구안으로 내놨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연쇄 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이달 중순 20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파업을 예고했고, 보건의료노조도 다음달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또한 다음달 15일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추가로 열고, 오는 10월 총파업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인플레이션 압박 등을 감안해 임금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의 정책간담회에서 "최근 일부 IT 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높은 임금 인상 경향이 나타나면서 여타 산업·기업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과도한 임금 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더욱 확대해 중소기업, 근로취약계층의 상대적 박탈감도 키운다"고 강조했다.

기업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산업이 재편되는 등 최근 대내외 경제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노동계가 임금인상을 주장하며 하투를 이끌고 있지만 이러한 격변기에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명분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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