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밥 가격도 올랐네요" 물가 오르고 수험생 줄고..노량진 떠나는 공시족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박씨는 지난 1년 아르바이트와 시험 공부를 병행하며 노량진에서 꿈을 키워왔지만, 최근 공무원이란 직업의 이점이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최근 물가도 올랐는데 공무원 월급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더라. 연금이 장점이라고 하지만 그 정도 안정성을 위해 투자해야 하나 싶었다"고 전했다.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조모씨(25)는 노량진 부근 학원을 다니며 컵밥을 사 먹곤 했지만, 이제는 집에서 온라인 강의로 혼자 공부하면서 집밥을 차려 먹는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 지속적 하락..9급 29대1, 7급 42.7대1
저연차 퇴사도 늘어, 2017년 5181명→2020년 9258명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 1년차 박재찬씨(25)는 최근 노량진에서 나와 본가로 돌아왔다. 박씨는 지난 1년 아르바이트와 시험 공부를 병행하며 노량진에서 꿈을 키워왔지만, 최근 공무원이란 직업의 이점이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최근 물가도 올랐는데 공무원 월급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더라. 연금이 장점이라고 하지만 그 정도 안정성을 위해 투자해야 하나 싶었다"고 전했다.
퇴직 후 연금을 받는 안정적인 직업으로 여겨져 인기였던 공무원에 대한 20~30대 수요가 줄어들면서 공시촌으로 대표됐던 노량진도 변화하는 모양새다. 선호도 자체가 낮아져 학생들이 줄어든 것은 물론, 고물가 영향 탓에 컵밥 가격도 올랐다. 학원 강의 대신 온라인 강의로 재정 부담을 줄여보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20·30 사이 공무원 수요는 현저히 낮아졌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29대1로, 지난 2017년 47대1에 비해 급격히 떨어졌다. 1992년 19.3대1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7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 역시 42.7대1로, 지난해 47.8대1 대비 10% 넘게 하락했다. 1970년 23.5대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공무원이 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관두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 자료에 따르면 임용 5년 미만 공무원이 그만둔 사례는 지난 2017년 5181명에서 지난 2020년 9258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8~35세 공무원 중 퇴직자는 596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7년 4375명에 비해 15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방직 공무원 1년차인 이모씨(20대)는 "야근도 많이 하고 생각보다 업무량이 너무 많다"며 "급여 대비 너무 많이 일하는 것 같다. 아직 20대인데 이런 일을 평생 하며 사는 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가 줄어드는 이유를 몸소 체감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청년 세대의 공무원 선호도가 낮아진 탓에 노량진에는 학생들이 줄어들었다. 그런가 하면 고물가 영향으로 노량진 컵밥거리의 물가도 올랐다. 공시생 김모씨(24)는 "대부분 3500원이었는데 이제 4000원대로 올랐다. 물가 상승이라고들 해도 매번 컵밥만 먹어서 별 체감 못 했는데 크게 와닿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500원이지만 부담이 커졌다"며 "알바 시간을 늘릴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고공행진하는 물가에 공시생의 한 끼 식사로 대표됐던 컵밥도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식재료 가격이 전부 상승한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도 동월 대비 5.4%나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의 상승률도 4.2%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닭고기(16.1%), 돼지고기(20.7%), 수입소고기(27.9%) 등의 물가가 상승했다. 가공식품 역시 밀가루(26%), 식용유(22.7%) 등 73개 중 69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식초(21.5%), 된장(18.7%), 간장(18.4%) 등 주요 식료품의 가격도 10% 넘게 상승했다.
상황이 이런 탓에 공시생들 사이에선 컵밥 대신 집밥, 학원 대신 온라인 강의로 재정 부담을 줄여보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조모씨(25)는 노량진 부근 학원을 다니며 컵밥을 사 먹곤 했지만, 이제는 집에서 온라인 강의로 혼자 공부하면서 집밥을 차려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고는 있지만 매 끼니 먹는 밥이고, 공부하다 보면 배고파서 저녁에는 푸짐하게 먹고 싶기도 한데 부담이 됐다"며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집에서 공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온라인 강의가 익숙해지기도 해서 겸사겸사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보약까지 먹였는데…골프광 남편, 같은 아파트 사는 유부녀와 바람났다" - 아시아경제
- "미아리서 몸 판다" 딸 유치원에 문자…숨진 채 발견된 엄마 - 아시아경제
- 빅뱅 대성 '유흥업소 논란' 빌딩, 654억 '대박' 터졌다 - 아시아경제
- "이걸 엉덩이에 넣는다고?"…매달 '이것 정액 주사'에 1800만원 쓴다는 브라질 모델 - 아시아경제
- 4억 들인 헬스장 '전세사기'…양치승 "보증금 한 푼 못 받았는데 무혐의" 격분 - 아시아경제
- "아무리 연습이어도"…옥주현 길거리 흡연 논란에 '시끌' - 아시아경제
- "'깨'인 줄 알고 먹었는데, 충격"…닭한마리 국물에 벌레 '둥둥' - 아시아경제
- "그냥 죽일 걸 그랬다" 음주운전 하다 승용차 박고 막말 쏟아낸 BJ - 아시아경제
- "여자가 날뛰는 꼴 보기 싫다" 김여정 비난했던 일가족 '행방불명' - 아시아경제
- 스타벅스 아니었네…출근길 필수템 '아메리카노' 가장 비싼 곳 어디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