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블루오션' 동물산업..제약바이오·디지털 헬스케어 글로벌 진출 교두보 삼는다
반려동물 건강관리 앱 '티티케어' 미국 서비스 시작
전통적 제약사도 동물의약품·영양제 시장 본격 진출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글로벌 동물 시장이 국내 제약·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 성장과 동물 진단·의약품 수요 증가에 따라 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고, 기존 기술력과 설비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동물진단·반려동물 헬스케어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체외진단 전문기업 프리시젼바이오는 글로벌 동물용 진단기업 안텍과 15년간 약 1182억원 규모의 동물용 임상화학 검사기 및 카트리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올 하반기부터 동물용 임상화학 진단 검사기와 카트리지 11종을 안텍에 공급할 예정이다.
안텍은 북미에서만 60개 이상의 동물 진단 전용 실험실을 보유하고, 영상·초음파 장비 등을 공급하고 있는 동물진단장비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프리시젼바이오의 'Exdia PT10V'는 A4 용지 크기의 소형 임상화학 플랫폼으로, 총 27개의 체내 성분을 검사할 수 있다. 또 종합검사, 수술 전 검사, 전해질 검사, 간 검사, 신장 검사 등 총 11종의 카트리지를 공급하고 있다. 내년까지는 북미 시장 검사기 설치에 집중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카트리지 판매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김한신 프리시젼바이오 대표는 “안텍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동물병원 및 동물 진단 전용 실험실 네트워크와 당사의 현장진단 제품이 북미 동물진단시장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동물용 임상화학 사업의 북미 진출을 시작으로 사람용 임상화학 제품과 면역진단 제품도 북미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현지 임상, FDA 인허가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의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에이아이포펫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티티케어'는 최근 미국 서비스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티티케어는 휴대전화로 눈이나 피부 사진을 찍으면 인공지능이 해당 부위의 건강 상태를 분석해 질병 증상 유무를 알려준다. 아울러 반려동물의 종류, 생애주기 등에 맞춘 활동량과 적정 식사량 등 다양한 건강관리를 제공한다. 국내의 경우 누적 회원 수가 10만명 가까이에 이른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IT·가전 박람회인 '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으며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동물의약품·영양제 시장 뛰어든 전통 제약사들
국내 제약업계도 동물의약품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웅은 지난달 서울대와 동물의약품 공동연구개발과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향후 3년간 ▲중간엽줄기세포(MSC) 치료제 연구 및 효능 연구 ▲개·고양이 유전병 치료제 개발 ▲동물용 의약품 및 의료기기 효능 검증 및 연구 ▲동물용 건강기능식품 제품 개발 및 사업화 ▲수의과대학 교수진의 참여를 통한 당사자 간 협력 및 공동연구개발 등에 협업할 계획이다. 특히 반려동물 생애 전 주기적 헬스케어 관리 전문업체를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반려동물을 위한 건강기능식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광동제약은 올해 3월 프리미엄 반려견 영양제 '견옥고' 브랜드를 론칭했다. 최근에는 새 라인업인 ‘견옥고 본(本)’과 ‘견옥고 장(匠)’을 출시하기도 했다. ‘견옥고 본’은 숙지황·복령혼합농축액과 홍삼농축액, 아카시아벌꿀을 주원료로 EPA·DHA함유유지(어유), N-아세틸글루코사민, 히알루론산 등 각종 기능성 원료를 담았다. ‘견옥고 장’은 숙지황?복령혼합농축액과 홍삼농축액, 아카시아벌꿀을 주원료로, 프락토올리고당과 혼합 유산균 19종을 배합했다.
일동제약과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일동펫 시리즈’를 선보였다. 반려동물의 장 건강을 위한 ‘일동펫 프로바이오틱스 비오비타’와 관절 건강용 제품 ‘일동펫 더 정직한 보스웰리아’ 등으로 구성돼 있다.?‘일동펫 프로바이오틱스 비오비타’는 강아지용과 고양이용으로 나뉘어 있으며, 유산균, 소화균, 낙산균 등 총 12종의 유익균을 비롯해 프리바이오틱스 및 포스트바이오틱스, 식이섬유, 효모, 비타민 B1 · B2 · C, 아연, 초유 분말 등 반려동물의 장 건강과 면역을 고려한 원료들이 함유돼 있다.
동국제약도 올해 초 비엠스마일과 함께 반려견 구강 건강과 영양 관리를 위한 ‘캐니비타 올인원 덴탈츄’를 출시했다. 디자인 특허를 받은 반려견 전용 간식으로, 구강·피부·면역·장·관절·눈 건강 등에 도움을 주는 10가지 기능성 원료와 저알러지 원료를 배합해 설계했다. 동국제약과 비엠스마일은 이에 더해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식품·헬스케어 분야 제품의 공동개발·판매 등에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제약사들의 반려동물 시장 진출은 앞으로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면서 “기존에 갖춰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가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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