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 지지율하락, 벌써 불안한 보수
1.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4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리얼미터가 나란히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국정지지율 평가가 모두 부정적입니다. KSOI의 경우 긍정 42.8% 부정 51.9%. 리얼미터의 경우 긍정 44.4% 부정 50.2%입니다. 지난주 대비 긍정평가는 떨어지고 부정평가는 높아졌습니다.
2. 특이한 건..지난 주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성과에 대한 평가도 부정이 높았습니다.
KSOI 조사결과 ‘성과 없었다’가 47.4%이고 ‘성과 있었다’는 39.1%에 그쳤습니다. 의외입니다. 통상 임기초반 대통령의 외교활동은 상당한 긍정평가를 받습니다. 실제로 나토 정상회담은 여러모로 의미와 성과도 있었습니다.
3. 윤석열 스스로도 나토 정상회담 성과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1일 3박5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특별히 기자회견까지 했습니다. 특히 4년 9개월만에 성사된 한ㆍ미ㆍ일 정상회담을 ‘가장 중요한 외교적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핵과 도발에 대응하기위한 3국 공조는 실제로 절실한 문제였습니다.
4. 그래서 윤석열은 이런 여론에 내심 섭섭했을 겁니다.
윤석열은 4일 아침 도어스테핑에서 여론조사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선거 때도 지지율은 유념치 않았습니다. 의미 없는 거고.. 제가 하는 일은 국민 위해 하는 일.. 국민 생각하며 열심히 해야한다는..’
윤석열은 그 직후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선 이런 지시를 했습니다.
‘정부 추진 정책을 국민께 제대로 설명드리는 게 중요하다. 각 부처가 정부와 국민 사이 가교 역할하는 언론 중심 정책 소통 더 챙겨야겠다.’
5. 윤석열의 마음이 읽혀집니다.
기자들에겐 ‘지지율 괘념치 않는다’며 대범하게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수석들에겐 ‘대국민 정책홍보 강화하라’고 지시한 셈입니다. 기자회견엔 섭섭함이 담겼고, 지시사항엔 답답함이 담겼습니다.
6. 문제는 지지율이 낮은 이유입니다.
KSOI 조사결과 지지율 하락 최대원인으로 ‘여권 내부갈등(24.5%)’이 꼽혔습니다. 지난 1일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 부정평가자들이 응답한 최대원인은 ‘인사(18%)’였습니다.
정책홍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7. 윤석열은 아직 검찰총장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검찰총장은 상명하달 일사불란 관료조직의 수장입니다. 검사는 전문성이 뛰어난 엘리트 관료며, 검찰은 효율성이 뛰어난 권력기관입니다.
8. 정치는 정반대의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상명하달보단 하의상달이 중요합니다. 참여와 민주가 중요하다보니 효율과 실적은 떨어집니다. 대통령은 이런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비민주적인 관료조직을 지휘하는 자리입니다. 관료조직을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중요한 능력이지만 대통령의 사고는 민주적이어야 합니다.
9. 지지율이 떨어진 건 보수 지지자들이 떨어져 나갔기 때문입니다.
한국갤럽 조사결과, 골수지지층이 모인 대구경북 지지율이 1주일만에 71%에서 51%로 무려 20%나 떨어졌습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대구경북지역과 50대에서 이탈이 많았습니다.
10. 여론조사결과는 보수 유권자의 불만과 불안을 반영합니다.
여당의 내부갈등에 속상해 하며, 대통령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사에서도 전문성만 아니라 도덕성을 고려해달라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보다 낫다’는 설득력이 없답니다.
이러다 촛불에 휩쓸려간다고..벌써 불안해 합니다.
〈칼럼니스트〉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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