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맛집인데 수상체험까지 '일당백' 하는 경주의 이곳

한정환 2022. 7. 4. 22: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장대 습지공원과 석장동 암각화 그리고 금장대

[한정환 기자]

역사와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천년고도 경주. 경주 시가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힐링 명소가 시내권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경주 서천과 북천이 만나는 예기청소 위에 자리 잡은 누각 금장대이다.

금장대는 경주의 서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다워 하늘을 날던 기러기도 쉬어 갔다는 이야기가 전할 만큼 빼어난 전망을 자랑한다.
 
 인생 사진 명소로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경주 금장대 나룻배 모습
ⓒ 한정환
몇 해 전부터 금장대 초입에 정박해둔 나룻배 한 척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찍는 것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더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나룻배에서 찍은 사진이 금장대 습지공원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되는 곳이다.

금장대 나룻배는 아직까지도 그 인기를 계속 누리고 있다. 경주시에서도 이를 반영하여 최근에 데크길 주변에 야자매트를 깔고 정비 사업을 실시하여 마무리 공사 중에 있다.

역사 탐방과 수상 체험을 함께 즐기는 금장대 습지공원

요즘은 일정하게 정해진 곳만 가는 시티투어보다 시티투어가 가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렌터카를 빌려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관광객이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경주 유적지 탐방 전 제일 먼저 경주 시가지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 경주 최고의 힐링 스팟으로 지정된 이곳 금장대를 많이 찾는다.

관광도시 경주는 신라 천년의 역사를 품은 도시이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관광지 주변에 계절별로 연꽃, 구절초 등 초화류를 많이 심는다. 자칫 역사 문화 탐방으로 인한 단조로움을 없애고, 관광지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이다. 주변을 풍성한 힐링 관광지로 변신을 시켜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많이 노력한다. 여기 금장대도 예외는 아니다.
 
 경주 금장대 습지공원 데크길 모습
ⓒ 한정환
주차장 옆으로 금장대 습지공원과 수상체험시설 계류장을 만들어 나룻배, 카약, 패들보트를 타고 형산강 강물 위를 둥둥 떠다니며,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올여름 시범 운영을 하고 미비점을 보완하여,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장대 습지공원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데크길을 걸으며 느티나무, 꽃, 수생식물들을 관찰하고 즐길 수 있다. 대부분의 습지가 그러하듯 연못 형태의 습지라 수생식물뿐만 아니라 황소개구리, 물뱀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경주 금장대 데크길 휴식 및 조망공간
ⓒ 한정환
   
데크길 곳곳에 나룻배 버금가는 인생 사진 포인트가 많아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곳이다. 특히 밤에는 습지공원 곳곳에 초록빛의 야간 조명을 넣어, 더욱 환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인류가 남긴 최초의 기록이자 예술작품, 경주 석장동 암각화

선사시대 문양이나 바위그림은 어떤 모양인지 궁금하다면, 바로 여기 금장대를 찾으면 된다. 금장대 중턱에 자리 잡은 석장동 암각화는 시간의 제약이 없어 언제든지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어 편리하다. 베일에 싸여있던 석장동 암각화는 1994년 3월 동국대 경주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학술조사팀에 의해 발견되었다.
 
 경주 금장대 중턱에 위치한 석장동 암각화(2018년 9월 세척 후에 촬영한 선명한 모습)
ⓒ 한정환
 
암각화란 바위나 동굴의 벽면에 기호나 물건의 모양을 새겨 놓은 그림을 말한다. 석장동 암각화는 형산강 줄기 경주 서천과 북천이 만나는 곳의 북쪽 바위벽에 그려진 것이다. 평상시에는 조금씩 이끼가 끼어 깨끗한 모습은 볼 수 없지만, 몇 년마다 한 번씩 경주시에서 실시하는 세척 후의 모습을 보면, 더 선명한 그림과 모양을 볼 수 있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98호로 지정되어 있다.

경주 석장동 암각화는 선사시대 것으로 추측되는데, 약 15m 높이의 수직 절벽 위에 가로 약 2m, 세로 약 9m 되는 범위에 집중적으로 새겨져 있다. 기하문 8점과 검과 창의 요소를 갖춘 그림 11점, 발자국 4점, 여자 성기 3점, 배 1점, 그 외 동물 모습과 그림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도토리 모양과 꽃 모양의 그림은 다른 지역 바위그림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국제 펜대회 시 낭송회가 개최된 금장대

금장대 누각에 올라가면 제일 먼저 경주 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져, 막힌 가슴이 확 트일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다. 누각의 난간에 앉아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시원한 강바람에 몸을 맡기고 더위를 식히면, 이만한 힐링 장소도 없을 것 같다.
 
 형산강 건너편에서 촬영한 경주 금장대 모습
ⓒ 한정환
 
경치가 매우 빼어나 금장대 위로 날아가는 기러기들이 잠시 이곳에서 쉬어 갔다고 하여, 삼기팔괴(三奇八怪) 즉, 신라의 세 가지 보물과 경주의 여덟 가지 기이한 현상 가운데 하나인 금장낙안(金藏落雁)이라 불리던 곳이다.
2012년 9월 복원되었으며, 이곳에 있던 절 혹은 건물의 이름인 '금장'을 따서 금장대(金藏臺)라고 부르고 있다. 금장대 입구에 '문학 힐링 금장대'라고 적혀 있을 만큼 언어예술과도 관련이 깊은 금장대이다. 조선시대의 시인 묵객들이 '금장낙안'의 풍광 속에서 신라의 흥망을 생각하며, 자연의 영원함과 인간 삶의 부질없음을 인식하면서 시를 읊조리던 공간이었다.
 
 경주 금장대 누각에서 촬영한 경주 시가지 모습
ⓒ 한정환
   
금장대는 신라시대 자비왕 때 을화라는 기생이 왕과 연회를 즐기는 도중 실수로 강물에 빠져 죽었다는 설을 비롯해 몇 가지 설화가 전해 오는 곳이다.

금장대는 김동리의 단편소설인 <무녀도>의 배경이 되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소설 무녀도에서 무당 모화가 생을 마감하는 예기청소의 현장이 바로 이곳이다. 문화 탐방코스로도 의미가 커 더 관심을 모은다. 복원과 동시에 이곳에서 제78차 국제펜대회 금장대 시 낭송회도 개최되었다.

금장대 입구 왼쪽에는 동도명기 홍도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홍도는 정조대왕이 내린 별호이다. 홍도는 재주와 미모가 빼어나 십여 세에 시를 외며 음악을 깨쳤고, 스무 살에 궁궐 상의원에 들어가 독보적인 노래와 춤으로 명성을 떨쳤다고 전해진다.
 
 신라 천년의 빛으로 불리는 경주 8색을 오묘하게 조합하여 불을 밝힌 경주 금장대 모습
ⓒ 한정환
   
금장대는 풍류와 낭만이 흐르는 장소만은 아니다. 임진왜란 때에는 경주읍성을 수복하기 위한 정찰 기지로서의 역할을 하였고, 왜군들이 부산을 통해 동해로 물러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승리의 기쁨을 노래하던 곳이었다.

2021년 12월에는 경주 황성동 예술의 전당에서 금장대를 잇는 첫 자전거 교량인 '월령교'가 개통되어 접근도 훨씬 편리해졌다. 거기다 야간에는 화려한 조명을 넣어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신라 천년의 빛으로 불리는 경주 8색(적·홍·황·녹·청·자·금·흑)을 오묘하게 조합하여 경주의 밤을 화려하게 밝히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