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코스피, 바닥은 어디? 2000 전망까지..2200~2300선 매수할 만

배준희 2022. 7. 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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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저점을 잇달아 갈아치웠던 코스피가 조금씩 반등하는 모습이지만 투자자 불안감은 여전하다.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신호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코스피는 당분간 거시경제 이슈에 따라 단기 급등락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고물가와 경기 침체 우려 탓에 약세장이 길어질 것으로 보고 코스피 전망치 하단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주당순이익(EPS)의 하향 추세를 고려해 코스피 하반기 전망치 하단을 최저 2000선까지 낮췄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업이익 감소폭이 10~20% 정도라 보고 코스피가 205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NH투자증권은 과거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한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 초반으로 보고 지수 하단을 PER 8배인 2200 수준으로 봤다. 다올투자증권은 코스피 저점을 종전 2550~2600에서 2200대 초중반으로 낮췄고 키움증권은 코스피 하반기 변동폭으로 2280~2800을 제시했다. 하반기 코스피가 3000선을 회복할 것으로 본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에도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리를 올리더라도 실물경제가 이를 소화할 만한 체력이 된다면 문제 될 것 없지만 시장은 이 대목에 강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 급등을 금리만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짙다. 연준은 경제가 약한 경착륙을 하더라도 금리 인상으로 일정 수준 수요를 누른 뒤 병목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공급과 균형을 맞추겠다는 복안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현 약세장에서 의미 있는 기술적 반등은 물가 지표에서 피크아웃이 확인되고 연준 긴축 정책 기조 완화에 대한 기대가 형성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3분기에도 어려운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 연준이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연내 시장의 추세적인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코스피가 2300선마저 위태롭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되고 미국의 긴축 기조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코스피는 당분간 매크로 이슈에 따라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 (김호영 기자)

▶가전 수요 감소 우려

▷삼성·LG, 매출 추정치 하향

이미 실물 시장에서 수요 감소 우려는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 중이다.

무엇보다 경기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가전 수요 감소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실제 삼성전자·LG전자 가전제품의 북미 최대 판매처인 IT 쇼핑몰 베스트바이에는 재고가 쌓이는 중이다. 미국·캐나다 현지 매장 1000곳의 1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8% 하락했고, 매장에 나온 제품이 판매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기존 60일에서 74일로 늘어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재고 회전 일수(재고가 팔리는 데 걸리는 시간)는 평균 94일을 기록했다. 예년보다 2주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놔도 팔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졌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을 종전 대비 284만5000대 줄어든 2억879만4000대로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매출액과 이익 추정치 눈높이를 갈수록 낮추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옛 CE) 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14조1380억원으로 제시했다. 직전 1분기 15조4710억원보다 약 9%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070억원에서 5720억원으로 29% 줄어들 것으로 봤다. 초인플레이션으로 비용 부담이 커져 매출 감소폭보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훨씬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의 2분기 매출액이 직전 분기 대비 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매출액도 약 6%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스마트폰 부문도 수요 침체 우려가 확산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3500만대 줄어든 13억5700만대로 추정했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 관망과 매수 가운데 택일하기 위해서는 저점에 관한 명확한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 이를 수치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분석해야 하는데, 시장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최근 연도 12개월 확정 실적을 기준으로 한 트레일링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 0.9배를 바닥 수준으로 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지수대가 2200~2300선일 것으로 계산한다.

현재 약 2400선인 코스피의 트레일링 PBR은 딱 1배 정도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값으로 PBR 1 미만이면 주가가 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코스피가 주요 하락장에서 트레일링 PBR 0.9배를 밑돈 적은 딱 4번 있었다.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때 0.4배, 2001년 IT 버블 붕괴 당시 0.7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0.8배, 코로나19 사태 때 0.7배를 각각 기록했다. 이에 비춰보면, 현재 코스피 주가 수준은 사실상 경기 침체를 반영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기업 장부가치가 제고된 것과 이런 추세가 현재의 주당순자산가치에 즉각 반영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한국 주식 시장의 실제 PBR은 지금 기록된 수치보다 더 낮을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 변동성이 잔존하더라도 주식 시장 반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대략 PBR 1배 수준인 2500선을 중심으로 시장에 진입했던 투자자라면 현시점에서 섣부른 매도는 실익이 없다는 게 지배적 견해다. 지수 2500 전후 구간에서 진입한 경우라면 매도보다는 관망하며 추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편이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얘기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레일링 PBR 0.9배가 2300인데 2500 전후로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PBR 1배 정도부터 샀던 사람들이라면 유지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고점에 진입해 평가손실이 크거나 현시점에서 새롭게 진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조금씩 분할 매수를 고려하는 것이 무작정 관망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결국 문제의 근원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이라며 “7월 예정된 6월 소비자물가 발표에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감이 살아나고 7월 FOMC에서 0.75%포인트 인상 이후 추가적인 자이언트스텝 불안이 해소되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6호 (2022.07.06~2022.07.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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