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다모다 샴푸 검증 '소비자단체'에 맡긴 식약처 "소비자 관점이 가장 합리적"
정부가 '모다모다 샴푸'의 핵심 원료인 1,2,4-THB(트리하이드록시벤젠)에 대한 위해성 평가를 소비자 단체가 주관하도록 했다. 소비자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추가 평가 결과는 내년 4월께 나올 전망이다.
추가 평가, 소비자단체협의회 주관…"공정성·객관성 위해"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THB의 추가 위해평가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소단협) 주관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단협은 전문가 등으로 검증위를 꾸리고, 식약처와 모다모다 업체가 평가 방안을 논의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또 위해평가의 계획을 짜고 결과를 검증하는 등 전반적인 진행 상황을 관리한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 진행을 위한 것"이라면서 "소비자와 국민이 보는 앞에서 면밀하게 공개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THB는 머리를 감기만 해도 새치가 검게 물든다는 모다모다 샴푸의 핵심 원료다. 식약처는 지난 1월 잠재적인 유전독성 우려가 있다며 이 원료를 화장품 사용금지 성분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가 추가 검증을 요구했고, 지난 4월 식약처는 위해평가를 추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인 외부 기관에 '위해평가 검증위원회(검증위)'를 위탁해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말 추가 위해평가를 진행하기 위한 검증위 운영을 소단협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검증위를 소비자 단체로 선정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규개위의 권고 사항과 다르다" "전문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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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모다 샴푸' 운명 1년 내 결정...식약처 'THB' 성분 추가 평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5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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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단협은 플랫폼…평가 수행주체는 식약처와 기업"
식약처는 먼저 규개위의 권고대로 위해평가 계획을 수립하고 실시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THB 성분의 추가 위해 평가의 수행 주체는 여전히 식약처와 해당 기업"이라며 "소단협이 마련한 플랫폼 위에서 규개위 권고대로 해당 기업과 함께 객관적인 평가 방안에 따라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단협은 평가방안에 대한 논의를 가능하게 하는 객관적인 검증위, 즉 협의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김상봉 국장은 "정부 기관과 개별 기업이라는 두 주체가 공정한 논의를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여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말했다. "(규개위 심의 결과에 따르면) 기업하고 논의해야 할 부분은 평가 방안"이라면서 "이 평가 방안을 논의할 '구조'를 만드는 일은 정부의 역할이고, 이에 대해서까지 (기업과) 협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약 그 부분이 공정성에 훼손 된다면 따로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전문성 지적과 관련해서는 관련 분야 전문가 등으로 검증위를 구성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독립성·공정성을 위해 검증위를 구성하는 작업 자체는 소단협에 일임했다. 김 국장은 "소비자 관점에서 평가 방법 논의, 위해평가 검증 전반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소비자의 검증을 두려워하는 기업이 시장에 있을 수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소단협은 이달 중으로 검증위를 구성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검증위를 꾸려 식약처와 기업으로부터 위해평가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받아 평가방안 및 계획을 확정한 뒤 위해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식약처는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의 개정 시점(2022년 4월 1일)부터 1년 이내에 추가 위해평가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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