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병원 개설 허가 취소됐지만.."근거 조항 폐지해야"

정진용 2022. 7. 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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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영리병원 설립 근거 조항의 삭제를 주장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21일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됐던 중국 녹지그룹(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의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를 다시 취소했다.

도는 지난 2018년 12월5일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외국인영리병원 개설을 허가하면서 내국인 진료 금지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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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녹지국제병원.   쿠키뉴스 자료사진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영리병원 설립 근거 조항의 삭제를 주장했다.

4일 오후 2시 의료영리화 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와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감염병과 기후위기의 시대-제주 녹지국제병원 문제 해결 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21일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됐던 중국 녹지그룹(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의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를 다시 취소했다. 취소 사유는 ‘허가 요건 부적합’이다. 병원 건물과 부지가 국내 법인에 매각됨에 따라 외국인 투자 비율 50% 이상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도는 지난 2018년 12월5일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외국인영리병원 개설을 허가하면서 내국인 진료 금지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녹지 측은 2019년 2월 ‘조건부 개설허가’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도의 이 같은 ‘개설허가 조건’이 부당하다는 1심 판결이 내려져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영리병원은 숙련 의료진을 덜 고용해 사망률이 높다”면서 “영리병원이 의료의 질이 높다는 세간의 오해와는 달리 5개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영리시설의 사망률과 입원율이 모두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 공동대표는 “한국은 공공병원 비중은 5% 수준으로 한국과 유사한 의료체계인 일본은 공공병원 비중 25~30%를 유지하고 있고 영리병원을 금지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의료비 폭등, 지역병원 폐쇄, 건보 재정 고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은 “‘경제특구법’과 ‘제주특별법’에 따라 경제특구와 제주도 내에서 국민건강보험법상 당연요앙기관으로서 건강보험 환자에게 건강보험 수가로만 의료서비스를 해야 하는 내국인 개설 의료기관과 건강보험 수가 적용도 없이 수가를 임의로 책정할 수 있는 외국인 개설 의료기관이 양립하게 됐다”며 “외국의료기관의 내국인 건강보험환자 진료 허용이라는 제한적 허용이 아닌, 전면적인 비급여 진료 허용은 내국 의료기관에 대한 심각한 역차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적인 역차별의 문제는 결과적으로 내국 의료기관과 관련하여 공급자 측면에서 국민건강보험의 근간을 뒤흔드는 매우 예민한 사안일 뿐만 아니라 수요자 측면에서 국민들의 건강권과 관련한 차별적 접근을 제도적으로 허용함으로써 의료계와 정부, 국민 3자간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매우 예민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오상원 의료영리화저지제주도민운동본부 정책기획국장 역시 제주특별법 내 외국의료기관 개설에 대한 특례 삭제 등 과제가 여전히 남았다고 짚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제주특별법 307조와 308조에 규정된 의료기관 개설 등에 관한 특례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은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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