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물가도 열받네..상추 248%↑, 오이 211%↑ 급등
불붙은 듯 오르는 물가가 무더위를 만나 과열되고 있다. 최근 고물가를 견인하는 기름값은 당분간 ‘상수’로 자리 잡고, 갑자기 찾아온 폭염이 먹거리 가격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계청은 오는 5일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5월 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올라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8월(5.6%)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당국은 6월 상승률이 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석유류와 개인서비스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물가가 더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를 돌파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석유류 가격이 주도하는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5월 전체 물가상승률도 전체(5.4%)의 1.5%포인트를 석유류가 끌어올렸다. 문제는 앞으로다. 당장 장마와 더위가 시작하면서 주요 채소류를 비롯한 밥상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급격한 채소 가격 오름세는 발표를 앞둔 통계청 통계에는 반영되지도 않는다.
이미 일부 채소 가격은 일주일새 2배 넘게 뛰었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보면 전국 도매시장 상추 평균 가격은 4㎏당 6만5660원(적상추 기준)으로 평년(1만8861원)보다 248.1% 상승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까지만 해도 같은 무게 상추 가격은 2만9760원으로 2만원대에 머물렀다.
오이 역시 대표적으로 가격이 오른 품목이다. 오이의 전국 평균 도매가격은 10㎏당 5만6150원으로 평년(1만8083원) 대비 210.5% 상승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04.2% 올랐다. 애호박(143.8%)·시금치(135.3%)·양파(122.4%) 등도 평년 대비 도매가격이 급등했다. 이런 도매가격의 상승은 향후 대형마트·전통시장에서의 소비자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김원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 원예실장은 “엽채소는 특히 기상여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6월 하순부터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았고 기온이 높아 생산·출하량이 줄었다”며 “올 초 가뭄이 지속해 작물이 튼튼하지 못한 상태에서 장마가 드니 평년보다 공급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장마가 지나면 상대적으로 고온에 강한 오이·호박 등 작물의 가격은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다.
7~8월 물가는 더 무서울 수 있다는 예측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인상된 전기·가스요금도 물가에 반영돼 상승률을 높인다. 8월엔 평소보다 이른 추석(9월 10일)을 앞두고 소비 수요가 증가하는 데다 휴가철 수요까지 겹치며 물가 상승 압력을 더 자극한다. 늦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까지도 고물가를 견뎌야 한다는 의미다.
정점 이후 상승률이 둔화하더라도 이미 높은 수준의 물가 때문에 서민 부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난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에 올 하반기 상승률이 낮아질 수는 있는데, 국제 곡물 가격이나 원자재 가격 등 수입물가가 높아 물가 부담은 클 전망”이라며 “여기에 하반기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지면 물가와 관련한 사회적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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