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확인서' 묻자 기내 난동..1시간 지연 시킨 20대 승객 집유

연합뉴스

지난해 여객기에서 음성확인서를 보여달라는 승무원 요구를 거부하고 소란을 피운 20대 승객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4일 인천지법 형사17단독 이주영 판사는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15일 낮 12시 12분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 앞에서 대기 중인 여객기 안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기에 타기 전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PCR(유전자 증폭) 음성확인서'를 승무원이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거부했다.

이에 승무원이 "비행기에서 내려달라"고 했지만, 그는 "내가 서류를 왜 보여줘야 하느냐. 당신들이 무슨 권리가 있느냐"며 소리를 치고 기내 화장실 안으로 숨으려고 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그의 이러한 소란 탓에 일본 도쿄행 여객기 출발이 1시간가량 지연됐다.

A씨는 법정에서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까지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위력으로 항공기 기장의 운항과 승무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정신질환이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초범인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