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45%" "캐나다산 삼겹살 30%" 대형마트, 고물가에 최저가 경쟁 불붙었다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대형마트가 물가 안정의 최전선에 나섰다. 특히 계란·김치·우유 같은 필수 식품과 화장지·비누 등 물가상승 체감이 큰 일상 품목 위주로 가격 인하에 들어간다. 여기에 지난 1일부터 시행한 정부의 할당 관세 및 부가가치세 면제 조치에 따른 가공식품 할인도 이어지고 있다. 치솟는 밥상 물가에 대형마트 간 최저가 경쟁이 불붙는 모양새다.
“가격의 끝을 보겠다” 선언
이마트는 주요 상품 가격을 인하하고, 상시 최저가로 제공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일단 ‘40대 필수상품’의 가격을 인하한다. 우유·김치 등 가공식품 17개, 계란·양파 등 신선식품 7개, 화장지·비누 등 일상용품 16개 등 40개 품목에 속한 전체 상품의 가격을 종전보다 평균 13% 내린다. 이마트는 주요 상품 대량 매입·산지 다변화 등 오랜 기간 축적한 구매 경쟁력으로 최저가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가령 알찬란(계란 30개)은 종전 7480원에서 6730원으로 10% 싸진다. 양파(3입)는 1800원에서 990원으로 45%가량 인하된다. 쌀(여주쌀 진상 10㎏)은 3만1900원에서 2만9900원으로 낮아진다. 콩나물은 2590원에서 2340원으로 내린다.
이밖에 코카콜라(1.8L)·서울우유(1L)·신라면(5입)·CJ햇반(210g, 12입) 등도 가격을 내렸다. 방향제 페브리즈(화장실용, 2입)와 칫솔 메디안듀얼이팩션칫솔(5입)은 종전 가격 대비 30~5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마트 측은 “평상시 행사 가격보다도 판매가를 싸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이와 별개로 500개 상품을 선정해 일주일 단위로 최저가 관리를 한다. 또 이달 14일부터 2주 간격으로 구매 수요가 큰 상품 중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10대 상품을 선정해 최저가로 낮춘다. 일단 연말까지 최저가 정책을 확대하고, 이후에도 고물가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면 연장할 계획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고물가로 근심이 커진 고객들의 부담을 덜고자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지속적인 최저가 관리를 통해 고객들에게 ‘이마트에 가면 김치·계란 등 나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안정 TF·프로젝트 연중 가동
롯데마트는 지난 3월부터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 조직을 만들고 ‘프라이싱(Pricing·가격)팀’을 본격 운영 중이다. 프라이싱팀은 각 상품 특성에 따른 가격 분석을 통해 고객이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갈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물가 관리를 하는 팀이다.
특히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를 차지하는 생필품 500여 품목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신선 및 가공식품부터 주방용품까지 실생활에 영향을 주는 상품 가격을 방어함으로써 가계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게 목표다. 상품별로 환경 변화에 따른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시점을 사전에 파악해 산지 및 수입국 다변화, 세부사항 변경 등 대안도 준비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 5월에는 국산 삼겹살 가격이 100g당 4000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 올 초 캐나다 업체와 협의해 지난해보다 3배 늘린 물량을 공급받아 100g당 1780원에 냉장 삼겹살을 판매했다.
기존 가격 정책의 틀을 깨는 역발상으로 가격 안정화도 꾀한다. 대형마트 블루베리 납품 기준인 14㎜(알당) 이하의 상품을 일반 상품 대비 40%가량 저렴하게 책정해 판매가를 방어하고 농가에도 도움을 주는 식이다. 일반 과일과 맛과 영향에는 차이가 없지만 조금 작거나 흠이 있는 과일·채소 20여 종을 합리적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도 지난 1월부터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먹거리·생필품 등 고객 수요가 높은 주요 상품을 1년 내내 합리적 가격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100일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4%, 신선식품은 12% 뛰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주문량도 26% 급증했다.
냉장 삼겹살 절반 가격, 김치도 10% 할인
이달 1일부터 수입 돈육·밀가루·대두유 등에 0% 할당 관세를 적용하고, 김치·장류·커피 등에 부가세를 면제하는 정부 조치에 맞춘 가격 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할당 관세는 특정 수입 물품에 대해 기간을 정해 놓고 일정 수량까지는 낮은 세율을, 그 수량을 초과한 수입량에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기존 수입 돈육에 적용되는 8.6%의 관세가 0%로 낮아졌다.
홈플러스는 오는 6일까지 캐나다산 삼겹살·목심 가격을 정상가 대비 30% 낮은 1480원(100g)에, 캐나다산 항정살을 40% 할인한 1만4990원(600g)에 판매한다. 김치류·된장·고추장·간장·쌈장·액젓류·절임류·젓갈류 등 323개 품목도 10% 이상 값을 낮췄다. 롯데마트는 6일까지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목심을 정상가 대비 20% 할인 판매한다.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은 100g당 1580원, 목심은 1480원에 선보인다. 이는 지난달 29일 기준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국산 삼겹살(100g) 소매가격인 2937원의 절반 수준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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