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결국 '삼일천하'..다음 반격은 '민주당 80일 회고록'

윤지원, 김하나 2022. 7. 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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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출마 자격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로써 박 전 위원장의 당 대표 도전 행보는 사실상 ‘삼일천하’로 끝나게 됐다.

4일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당무위에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위한 예외 조항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은 박 전 원장이 소중한 민주당의 인재이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규상 당직 피선거권을 가지려면 이달 1일 기준으로 6개월 이전에 입당한 권리당원이어야 한다. 지난 2월 14일 입당한 박 전 위원장은 당 지도부의 별도 결정이 있어야만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 비대위가 이에 대해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는 당규상 불가능해졌다.


박지현 ‘입’에서 시작된 출마 자격 시비


2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사진 유튜브 MBC 캡처]
출마 자격 시비는 박 전 위원장 본인 입에서 시작됐다. 지난 2일 방송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처음 밝히면서 “아직 당원 가입을 한 지 6개월이 안 돼 비대위와 당무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다.

박 위원장 스스로 불을 지핀 자격 논란은 역풍을 불렀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박지현 출마 특혜는 명백히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며 “자신만을 위한 예외를 특별히 인정해 달라니 너무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김동연 경기지사의 사례를 들며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고 자격 부여를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는 자신의 출마를 비판한 김 의원에 대해 사실과 다른 지적을 해 또다시 논란을 낳았다. 박 전 위원장은 라디오에서 “김남국 의원이 2020년 2월에 입당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공천을 받으셨다”고 지적했으나,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2015년 1월 14일에 입당했다”고 반박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결국 박 전 위원장의 좌충우돌 끝에 비대위는 이날 비공개회의 30분 만에 전원 합의로 사실상의 ‘출마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 익명을 요구한 비대위원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박 전 위원장이 당 내부와 상의도 없이, 돌연 언론 인터뷰에서 출마 의지와 본인의 자격 없음을 밝혀 특혜 논란 시비를 자초했다”며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혔다”고 말했다.

당직 선거 출마에서 ‘6개월 이전 입당’ 자격에 예외를 적용한 선례가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또 다른 비대위원은 “공직 선거가 아닌 당직 선거에서 예외를 적용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당규상 예외조항을 적용하려면 ‘당의 요청’이 최소 전제돼야 한다. 사실상 ‘인재영입’ 케이스였던 김동연 경기지사와는 엄연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당내 “한동안 정치 재개 어려울 것”…. 박지현“회고록 작성 계획”


전당대회 출마가 무산된 박 전 위원장을 향해선 한동안 ‘정치 재개’가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당내에서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 원인으로 선거 막판 내홍을 일으킨 당사자로 지목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쉬어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재선 의원도 “전대 출마 소동 속에 박 전 위원장 스스로 내용이 부족하다는 걸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선 ‘비대위 회고록’ 작성 계획을 알리며 반격을 예고했다. 박 전 위원장은 “책을 내보려고 하고 있다. 일단 제목은 ‘20대 비대위원장의 민주당 80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비대위원장을 하며 지냈던 일을 청년으로선 어땠는지 가감 없이 풀어내려고 한다”고 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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