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국회의장 선출' 35일 만에 타결..'불씨' 남아

여야 사개특위 관련 입장 엇갈려
김진표 "대화와 타협이 되는 국회"
최요한 "여야 극한투쟁 피하고 협치 이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부터)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임현범, 윤상호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극적 합의를 이뤄내면서 의장단을 선출했다. 양당이 민생과 경제위기 등을 강조했지만 정쟁으로 인해 35일간 국회가 공전했다. 일각에서는 사개특위와 상임위 등 굵직한 문제가 남아있어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양당은 4일 275표 중 255표 찬성으로 김진표 국회의장을 선출했다. 김 의장은 선출 이후 소회로 “대한민국이 긴 역사로 볼 때 중대한 변곡의 시간에 왔다. 국회의장으로서 역사적 소명을 다할 것”이라며 “대화와 타협이 되는 국회, 다양성 상생 국회, 헌법에 명시된 역할을 하는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를 통해 국회의장 단독선출을 예고하면서 양당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이후 김 의장의 요청사항으로 추가 협의를 진행했지만 지난 3일 양당 원내대표의 합의가 불발되면서 난항에 빠졌다.

원 구성 갈등이 지속할 것으로 보였으나 극적으로 4일 오전 국민의힘이 상임위 선출을 조건으로 민주당의 국회의장과 의장단 선출을 합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즉시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해당 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두고 여전히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이 헌법재판소에 제소됐기 때문에 그 부분을 재논의하자고 이야기했다”며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을) 5대 5로 구성하고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가져가는 부분을 언급했지만, 민주당의 거절로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다수당이 위원회 배치를 더 많이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뜻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권 원내대표가) 협상 내용을 공개하는 바람에 일부 내용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며 “기존에는 위원 수를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 구성을 여야 동수로 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모든 국회에서 상임위와 특위는 의원들의 의석수에 비례해 배치한다”며 “다수석을 가진 민주당이 국민의힘 보다 (배치를) 적게 가지는 비상식적인 선례를 남겨달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의장단 구성이 완료되면서 윤석열 정부 내각 인사청문회 특위 구성 등을 통해 인사청문회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각 당은 상임위 선출을 통해 각종 민생 현안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문가는 여야 합의로 국회의장이 선출되면서 시급한 현안들이 우선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구성과 인사청문회 등의 문제가 쌓이면서 여야가 여론의 비판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해외 순방 이후에도 반등이 없는 점도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양당에서 모두 인정할만한 인물”이라며 “연륜이 있기 때문에 국회를 무난하게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후에도 지지율이 되려 내려가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원 구성과 의장단 선출이 미뤄지면서 추가적인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75표 중 255표의 찬성이 나온 것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의장선출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보인다”며 “극한투쟁으로 이어지지 않고 국회 개원으로 이어진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원 구성과 인사청문회 등이 우선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