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민주硏 "민주 졌잘싸? 완진싸..검수완박·위장탈당에 자멸"

윤지원 2022. 7. 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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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 당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김포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3.2%가 두 사람의 출마를 민주당의 첫번째 패인으로 꼽았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정책연구소인 민주연구원(위원장 노웅래 의원)이 6·1지방선거 패인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슈퍼 허니문(집권 초기)’ 기간인데도 강성지지층이 원하는 대로 선거를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중앙일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민주연구원의 ‘6·1 지방선거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민주연구원은 “지방선거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가 아닌 ‘완진싸(완전히 진 싸움)’였다”며 “이 때문에 민주당이 ‘도로 호남당’으로 축소·고립됐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중 5석(경기·광주·전남·전북·제주)만 건졌다.

총 32쪽 분량인 보고서 곳곳엔 ‘참패’ ‘자멸’ ‘구태’ 등 수위 높은 표현이 담겼다. 민주연구원은 “선거 때마다 ‘집토끼(고정 지지층)’냐 ‘산토끼(중도 지지층)’냐 논란만 있었을 뿐 확장전략이 부족했다”며 “이탈한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를 회복하려는 노력 없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 처리,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 등 집토끼 중심의 전략만 고수했다”고 지적했다. 민심과 괴리를 보인 점이 패인으로 꼽힌 셈이다.

지난 5월 3일 검수완박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민주당이 단독처리하려고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반대구호를 외치고 있다. 당시 안건조정위 참여를 위해 소위 '위장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실제 일부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민주연구원 자체 여론조사에서 ‘선거패배가 이재명 의원, 송영길 전 대표의 출마 때문’이라는 응답은 23.2%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응답자를 민주당 지지자로 한정했을 때는 12.6%만 같은 답변을 했다. ‘이-송 출마’에 대해 민심이 비판적인데도 당심은 큰 문제로 보지 않은 셈이다.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라는 문항에서도 응답자의 25.4%가 ‘내로남불’을 꼽았지만, 민주당 지지자는 9.4%만 이같은 답변을 했다. 민주연구원은 “국민들은 검수완박, 위장탈당에 ‘민주당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내로남불 정당’이라고 봤지만, 지지자들은 그렇게 보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5월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묘지에서 열린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이 참석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의 전통적 기반인 호남에서 ‘이대남(20대 남성 유권자)’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흔들리는 양상도 확인됐다. 민주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에 대해 ‘진정성 있다’고 평가한 20대 남성은 42.1%로 ‘보여주기에 불과하다’고 답한 응답률(42.1%)과 같은 수치였다.

또 20대 남성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 민주당의 사과가 충분했나’는 질문에 과반인 58.8%가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 20대 여성의 응답률(36.1%)보다 많았다. 민주연구원은 “국민의 힘의 서진(西進) 정책에 호남 유권자가 균열할 조짐이 있다”고 해석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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