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루한스크 완전 장악" 우크라군 철수..EU는 확전 우려(종합)
"EU, 칼리닌그라드 화물운송 제한 철회 검토"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한 축인 루한스크주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밝혔다. 아직 교전 중인 도네츠크주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의 75%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파악된다. 돈바스 지역에서 힘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전황은 급속히 러시아 쪽으로 기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돈바스를 예상보다 빨리 장악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우크라이나 전체, 혹은 유럽 다른 지역으로의 확전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연합(EU) 내에서도 칼리닌그라드에 대한 화물운송 제한조치 철회를 두고 논란이 심화되면서 대러 제재의 결속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 전체를 점령했다고 보고했다. 쇼이구 장관은 "루한스크에서 최후 저항을 벌이던 리시찬스크를 점령해 루한스크를 해방했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도 이날 계속된 공습 끝에 루한스크주 최후 보루였던 리시찬스크에서 전면 퇴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서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루한스크주 전체를 점령했다. 돈바스 지역을 이루는 또 하나의 지역인 도네츠크주도 이미 절반 이상 점령당한 것을 고려하면, 러시아군은 돈바스 전체의 75% 이상을 점령한 상태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에서 지원오는 무기를 최대한 활용해 루한스크주를 탈환하겠다는 입장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우리는 전술 보강과 현대식 무기 공급을 통해 루한스크를 탈환할 것"이라며 "미국이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등 사정거리가 긴 무기를 활용해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돈바스 지역에서는 주요 요충지를 러시아가 모두 장악한 상황이라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통해 해당 지역들을 되찾을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전쟁연구소(ISW)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은 앞으로 수일 내로 루한스크주 전역의 통제권을 확립할 것이며, 도네츠크주의 남아있는 우크라이나군도 북쪽과 동쪽, 남쪽 3방면에서의 포위를 피하려면 계속해서 철수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예상보다 빨리 돈바스 전역을 함락시킬 것으로 예상되면서 러시아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으로 명명했으며, 돈바스 지역이 완전히 해방되면 작전을 종료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EU 내에서는 더이상의 확전을 막기 위해 러시아를 추가적으로 자극해선 안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는 이날 독일 공영방송인 ARD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전쟁이 끝나도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수준의 안보보장을 할 수는 없다"며 "전쟁이 끝나는 날에 대비해 우리는 신중한 외교적 조치를 검토 중이며,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 군은 발트해 연안 해역을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도 앞서 리투아니아를 중심으로 단행한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 대한 화물운송 제한조치의 철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슈피겔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앞서 리투아니아를 경유하는 칼리닌그라드의 철도 화물운송 제한조치를 철회하기 위해 검토 중이며, 이번 주 내로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독일정부를 중심으로 서유럽 국가들은 해당 제한조치의 해제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으며, 리투아니아와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협박에 물러서면 안된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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