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데드크로스'..野 지선 패배 한달 만에 반색 "속이 탈 것"

김효성 2022. 7. 4. 10: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김상선 기자


6·1지방선거 패배 후 ‘로우키’ 전략을 펴 온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여당에 대한 강공 모드로 전환할 기세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Dead Cross·약세전환)’ 국면이 확연해져서다.

4일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여론조사(6월 27일~7월 1일)에서 윤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는 50.2%로 긍정평가(44.4%)보다 5.8%포인트 높았다. 오차범위(±2.0%포인트) 밖이다. 전주 부정-긍정평가 격차는 1.1%포인트였는데 더 벌어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은 반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지지율을 괘념치 않는다”고 했지만, 민주당 내에선 “속이 탈 것이다. 지금은 공세를 펼 시기”(당직자)란 말이 나온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강공을 택한 민주당의 첫 번째 스텝은 4일 정오가 기한인 원 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을 단독 선출하는 일이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비대위 회의에서 “국회의장은 합의로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국민의힘의 지연 전술에 더는 넘어갈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단독 선출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5선 김진표 의원을 의장에 선출한 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나 비상경제특별위원회 등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비판 여론이 많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공세를 펴거나, ‘민생 행보’를 통해 ‘거대 야당의 독주’라는 비판을 면하려고 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본지 인터뷰에서 “의장단만 먼저 선출하고 (국회 정상화를 위해) 가겠다는 거다. 국민들도 정상참작 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권의 공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우상호 위원장은 4일 오후 당 정치보복수사대책위원회(이하 보복수사위) 첫 회의를 주재한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수사, 대장동·백현동 개발사건 등 검찰수사에 대한 비판과 대응책 마련이 안건이다. 우 위원장은 보복수사위원장까지 맡으며 전면에 섰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8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이재명과 위로걸음'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등 시행령을 바꿔 법 개정사항을 우회하려는 윤석열 정부 움직임에 민주당은 장관 출신 의원 등으로 구성된 대책단도 꾸려 이번 주부터 견제를 시작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 관련 수사를 하는 것은 자신들의 지지율 반등을 위해서겠지만 잘 안 먹혀들고 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며 “우리는 ‘보복 수사’라며 반격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의원이 8·28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7월 중순이 되면 국면이 역전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서울권 중진 의원은 “이 의원이 출마하면, 대선 경쟁자였던 윤 대통령을 비판하며 ‘대선 시즌 2’ 양상이 될 텐데 그러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라며 “검찰의 표적인 이 의원 본인이 ‘정치보복을 당한다’고 주장하면 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졌지만, 민주당 지지율에는 별 변화가 없는 점에 야권 지도부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민주당이 강공 일변도로 흐르면 되레 ‘국정을 발목 잡는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