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다한증 치료, 부작용 걱정된다면 …" [헬스조선 명의]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2. 7.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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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다한증 명의' 노원을지대병원 흉부외과 박만실 교수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기도, 중요한 자리에서 악수를 청하기도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신발을 벗어야 하는 식당은 가기 꺼려지고, 한겨울에도 통풍이 잘 되는 옷을 꼭 입어야만 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모두 다한증 환자이다. 다한증은 생명을 위협하진 않으나 일상생활을 방해해 당사자에게 큰 고통과 불편을 준다. 치료법에 대한 갑론을박도 많아 혼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 다한증 명의 노원을지대병원 흉부외과 박만실 교수를 만나 다한증의 치료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노원을지대병원 흉부외과 박만실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다한증은 어떤 질환인가?
다한증은 땀이 과도하게 많이 나는 것을 말한다. 땀이 나는 부위나 원인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특별한 질환이 없이 땀이 많이 나는 '일차성 다한증' 혹은 '원발성 다한증'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같이 몸에 이상이 있어 땀이 많이 나는 '이차성 다한증'이다.

일차성 다한증의 경우, 대부분 가족력이 있다. 얼굴이나 겨드랑이, 손바닥, 발바닥 등 국소적으로 땀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이차성 다한증은 전신에 땀이 많이 난다거나 오른쪽 또는 왼쪽에만 땀이 나는 경우, 잠잘 때만 땀이 나는 등 차이가 있다.

-치료를 할 수 있나?
이차성 다한증은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면 되고, 특별한 원인이 없는 일차성 다한증은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바르는 약, 먹는 약이 있고, 물과 전기를 이용해 치료하는 이온 영동 치료, 보툴리늄 톡신을 이용해 만든 주사제를 땀이 나는 부위에 주사하는 주사치료, 교감신경을 자르는 교감신경 절제술 등의 방법이 있다. 교감신경 절제술의 경우,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절제 부위가 달라진다.

-치료법이 다양한데 어떻게 결정하나?
일반적으로는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받아보는 게 좋다. 비수술적인 치료법들이 만족하지 않는 경우에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바로 수술적 치료를 원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일단은 비수술적 치료법을 먼저 권하고 있다.

다만, 비수술적 치료법은 치료법마다 장단점이 분명하다. 바르는 약은 피부 자극이 심해 겨드랑이, 발바닥엔 사용할 수 있으나 얼굴에 사용할 수 없다. 이온 영동 치료는 땀이 많이 나는 부위를 전류가 흐르는 물에 담가야 하기에 겨드랑이나 손·발바닥에만 사용 가능하다.

-각 치료법의 효과는 어떠한가?
바르는 약은 매우 간편하지만 땀 억제 효과는 미미하다. 겨드랑이에 땀이 많은 환자는 비교적 만족하지만, 손·발바닥에 땀이 많은 환자는 만족도가 높지 않다. 성분 특성상 자극이 강해 자기 전 바르고 반드시 아침에 씻어내야 하는 불편도 있다.

먹는 약은 엄밀히 따지자면, 다한증에 적응증을 받은 약은 없다.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땀을 줄이는 약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주로 항콜린제제를 사용한다. 항콜린 제제는 약을 복용할 때만 땀이 줄어든다는 문제가 있다. 심한 부작용이 없는 약제들이긴 하나, 치료를 하려면 약을 계속 먹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온 영동 치료는 큰 부작용이 없어 좋지만, 평균 7회 치료를 해야 한 달 정도 땀이 덜 난다. 장비가 필요한 치료라서 개인이 보유한 장비가 없으면, 7회 이상 병원을 방문해야 하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전기적 자극을 주기에 치료과정에서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보툴리늄 톡신 주사는 주사를 놓을 때 통증이 심하고, 가격도 비싸다. 그에 비해 효과는 수개월밖에 지속하지 않는다. 자주 맞다 보면 항체(내성)가 생겨 시간이 갈수록 효과를 볼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는 경향도 있다.

교감신경 절제술은 신경을 완전히 절단하거나 클립으로 집는 방법이 있다.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따라 절제부위가 다르기에 얼굴이나 손바닥, 겨드랑이 다한증이라면 흉부교감신경 절제술을, 발바닥에 땀이 많이 나면 요추교감신경 절제술을 한다. 요추교감신경 절제술은 흉강경을 이용하는 흉부교감신경 절제술과 달리 수술 규모가 크고, 부작용이 커 거의 하지 않는다. 요추교감신경 절제술은 불임, 발기부전 등 비뇨·생식기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다행히 흉부교감신경 절제술만 해도 발바닥 땀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박만실 교수가 다한증 부위에 따른 흉부교감신경 절제술 시행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효과는 수술이 가장 좋은 건가?
수술을 하면 원하는 부위에서 땀이 나지 않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다른 부위에서 땀이 많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심하게 생길 수 있다. 보상성 다한증은 수술을 받은 환자의 거의 100%의 환자에게 생긴다. 그래서 일부 환자는 수술을 받은 걸 후회하기도 한다.

-보상성 다한증은 왜 생기나?
교감신경은 땀을 나게 하는 신호도 보내지만, 중추 신경에 이제 땀이 충분히 났으니 그만 내라는 피드백도 보낸다. 그런데 교감신경을 절제하면, 뇌는 땀을 계속 내보내라는 신호만 보내고 땀을 그만 내라는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교감신경이 절단되지 않은 부위는 계속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생긴다. 다른 치료법에선 보상성 다한증이 생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술 후 시간이 얼마나 지나면 보상성 다한증이 생기나?
대부분 이제 일 년 정도 지나면 원래 땀이 나던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서 땀이 많이 난다. 원발성 다한증 환자는 흉부교감신경 절제술 직후 만족도가 매우 높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불만이 늘어난다.

-보상성 다한증을 예측,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부 의사들이 약물을 사용해 교감신경을 일시적으로 차단해 환자에게 보상성 다한증을 한 번 경험하도록 해보고, 만족하면 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보상성 다한증은 시간이 한참 경과한 다음에 나타나기에, 일시적으로 교감신경을 차단한 직후 수술을 결정하는 건 의미가 없다.

수술을 할 때 클립을 이용해 일시적으로 신경을 차단, 보상성 다한증이 생기면 클립을 제거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도 의미가 없다. 수술 후 한참이 지나고 나서 발생하는 보상성 다한증 특성상 수술 직후 클립을 제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즉, 보상성 다한증을 예측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보상성 다한증은 교감신경 절제술 후 100% 발생한다. 수술의 신중함을 강조하고 있는 박만실 교수.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보상성 다한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있나?
항콜린 제제와 같은 먹는 약을 좀 사용해 볼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보상성 다한증은 전신에서 땀이 나는 경향이 있어 보툴리늄 톡신 주사를 사용할 수도 없다.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절제한 신경을 재건해도 해결할 수 없나?
신경 재건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보상성 다한증을 해결하는 데는 별 효과가 없다. 보상성 다한증 해결을 위한 교감신경 재건 수술이 일부에서 시행되긴 하나 불필요한 수술이라고 생각한다.

-수술적 치료는 하면 안 되는 건가?
그렇진 않지만, 수술 전에 신중하게 생각할 것을 권하고 있다. '나한테는 보상성 다한증이 안 생길 거야'라고 막연히 생각하면 안 된다. 거의 모든 사람한테 보상성 다한증이 생기기 때문에 수술 전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보상성 다한증 때문에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건가?
수술 외 다른 치료법에선 보상성 다한증이 생기지 않는다. 일차성 다한증은 수술하지 않아도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하니 치료를 망설일 필요는 없다.

-다한증 환자의 고민이 큰 계절이다.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일차성 다한증으로 인해 땀이 많이 나는 건 몸에 해롭진 않다. 다만, 불편할 뿐이다.
일차성 다한증은 정서적인 자극에 의해 땀이 돌발적으로 많이 나는 경우가 흔하다. 밀폐되고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 가거나 긴장하거나 매운 것이나 뜨거운 것을 먹을 때 땀이 많이 난다. 그러니 통풍이 잘 되게 하고, 공간을 넓게 확보해 갑갑함을 없애며, 선풍기나 에어컨 등을 이용해 청량감을 느낄 수 있게 하면 도움이 된다. 옷을 입더라도 청색 계열의 밝은 계열의 옷을 입고, 뜨겁고 매운 음식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땀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도움될 수 있으니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 치료를 받길 바란다.
박만실 교수는
인체 중 흉부에 위치한 심장, 폐, 식도, 대동맥, 종격동, 횡격막 등의 장기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흉부외과 전문의다. 특히 안면부, 손바닥, 겨드랑이 부위에서 주로 발생하는 다한증에도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치료해왔다.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이온영동치료, 보튤리늄톡신주사, 교감신경절제술 등 다양한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빠른 회복을 돕는 다한증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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