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그러 못살겠다"..은평구 덮친 '러브버그' 짝짓기 뒤 반전
서울 일부 지역과 경기 고양시에 이른바 ‘러브 버그’라 불리는 벌레떼가 출몰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런데 전문가에 따르면, 러브 버그가 뜻밖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은평구 등 서울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러브 버그가 대거 출몰해 집 안으로 들어오거나 창문 등에 붙어 피해를 겪고 있으니 이를 퇴치해 달라는 주민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구·시청과 주민센터, 지역 보건소 등이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이 벌레는 중앙아메리카와 미국 남동부 해안 지역에서 발견되며 1cm가 조금 안 되는 크기의 파리과 곤충이다. 전문가들은 이 벌레에 대해 “파리 종류 중 하나인 ‘털 파리’”라고 설명했다.
짝짓기하는 동안에는 물론 날아다닐 때도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 버그’라는 별칭이 붙었다. 보통 생존 기간은 3~5일가량이다.
산간 지역에서 애벌레 상태로 살다가 여름 장마철과 같이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성체로 진화한다. 건조한 날씨에는 취약해 자연 사멸하기도 하는데, 올해는 번식기인 6월에 습도가 높아지며 개체 수가 줄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독성도 없고 인간을 물지도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도 않지만, 특유의 생김새가 혐오감을 주는 데다 사람에게도 날아드는 습성 탓에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러브 버그가 짝짓기 뒤에는 알을 민가가 아닌 땅속에 모두 낳고, 애벌레가 된 다음에는 오히려 썩지 않는 쓰레기들을 대신 분해해 주는 등 생태계 청소부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장은 SBS 인터뷰에서 “분해자의 역할은 생태계 내에서 이루 말을 할 수 없이 중요한데 (러브 버그가) 그런 역할들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 민원이 계속되는 만큼, 지방자치단체들은 주기적인 방역을 통해 러브 버그 출몰 사태에 대응할 방침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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