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안 나가 은행 빚 내 월세로 돌렸어요"..임대인도, 임차인도 울상
전세 놓으려던 소유주, 대출 받아 '울며 겨자 먹기'식 월세 전환 증가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소유주 중에는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서 은행에서 어렵게 대출을 받아 월세를 놓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30평대 아파트를 소유한 A 씨는 최근 5억원에 내놨던 전세 매물을 거둬들이고 보증금 3억5000만원에 월 60만 원짜리 월세 계약을 맺었다. 남들은 "매달 꼬박꼬박 월세를 받아 좋겠다"면서 부러워하지만, A 씨의 마음은 썩 편치 않다.
그는 "전세가를 4억5000만원까지 낮췄지만, 도통 나가지 않더라. 부동산에서 '월세 계약을 하겠다는 사람은 있다'고 해서 은행과 지인에게 1억원을 빌려서 월세 계약을 맺었다"고 털어놨다. 매달 60만원의 월세가 들어오긴 하지만 여기저기서 받은 대출 이자를 내고 나면 별로 남는 것도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집에 월세로 들어온 세입자도 마음에 꽉 차지 않는 눈치다. 세입자 B 씨는 "원래 전세를 찾았다. 이 집도 전세 매물로 보고 보러 왔던 것"이라면서 "그런데 은행 금리가 너무 올라서 전세를 다 감당하기보다 월세가 차라리 낫겠다 싶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국토부)에 따르면 5월 전국 전·월세 거래는 40만4036건이다. 이 중 월세가 24만321건으로 59.5%를 차지해 전세 거래량 16만3715건(40.5%)을 크게 앞섰다. 특히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지난 4월 50.4%(13만295건)로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전세 비중을 넘어섰다.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비중이 9.1%p 올라서며 전세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올해 1~5월 누적 거래 기준 역시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51.9%로 전달(48.7%)보다 3.2%p 오르며 처음으로 전세 비중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동기(41.9%) 대비 10.0%p, 5년 평균과 비해서는 10.5%p 높다.
시장은 이런 월세 급등의 원인을 대출 금리 상승과 임대차 3법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에서 찾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이 반복되면서 은행 금리보다 월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높아져 세입자들이 먼저 월세를 살겠다고 나서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또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가 늘며 전세 매물이 잠겼고, 집주인들은 4년 치 전셋값 인상분을 한 번에 받으려고 하며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전·월세 신고제가 본격 시행돼 올해 계도기간 만료인 5월 31일 직전에 오피스텔과 원룸 등 비아파트의 계약 신고가 늘어난 것이 월세 비중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월세 비중이 실제보다 높아 보이는 수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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