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코리안드림⑥]"한국에 일하러 오는 건 좋은데..살려고 오는 건 글쎄" 엇갈린 시선
국내로 들어오는 이주민 수 감축·유지 73.8%
무국적 이주민·불법체류자 대응은 "엄격하게"
귀화의 중요 요건은 사회보험료 납부 84.9%
외국인근로자 증대 동의하지만 치안 악화 등은 우려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우리 국민은 부족한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들어오는 외국인근로자를 환영하지만, 우리나라에 살려는 이주민, 난민, 불법체류자 등에게 국적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주민이 우리 사회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주민에 대한 권리 부여와 국경 통제는 더 엄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뉴 코리안 드림'
한국조사연구학회(연구책임자 설동훈 한국조사연구학회 회장·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해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제출한 연구용역보고서(외국인·이민정책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이와 같이 드러났다. 보고서는 지난해 9~10월 성인남녀 2207명을 상대로 모바일 조사를 해서 나온 결과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살기 위해 들어오는 이주민 수에 대해 ‘지금보다 줄어야 한다’(‘많이 줄어야 한다’+‘줄어야 한다’)는 응답이 37.6%, ‘지금 수준이어야 한다’는 36.2%, ‘늘어야 한다’(‘많이 늘어야 한다’+‘늘어야 한다’)는 26.1%였다. 이주민의 수가 지금 수준을 유지하거나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에 견줘 ‘이주민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은 평균(5점 척도) 3.65점으로 찬성(66.3%)이 반대(17.8%)보다 높았다. ‘이주민이 국적을 취득했더라도 진정한 한국인이 되기 어렵다’(동의 38.4%, 반대 42.3%)는 혈통주의 시각에도 반대가 더 높았다.
반면 ‘이주민을 인구소멸 위험지역 중심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45.0%)가 반대(33.6%)보다 많았다. 즉 이주민을 한국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데 큰 거부감은 없지만 이주민을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기능적인 측면에서 수용하는 데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는 것.
또한 합법체류 이주민이라도 국적이 없는 이주민에 대한 권리 부여(동의 33.3%, 반대 52.3%)는 제한적이어야 하고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더욱 강하게 해야 한다(동의 79.3%, 반대11.6%)는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들은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에서 복지제도 기여, 언어 소통 역량, 실용적 기술, 소속감을 가져야 한다고 사회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다고 보는 반면 국적취득, 사회적 활동, 정치적 참여를 통한 한국사회 참여는 곡 필요하다고 보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보면(중복응답) ‘이주민이 한국어를 말할 수 있는 것’, ‘이주민이 우리나라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 수준 등을 갖는 것’, ‘이주민이 우리나라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납부하여 복지제도에 기여하는 것’이 각각 94.6%로 가장 높았다. 반면 ‘이주민이 우리나라에서 선거에 참여하는 것’(57.4%)과 ‘이주민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하는 것’(77.6%), ‘이주민이 우리나라에서 모임이나 조직에 참여하여 활동하는 것’(80.4%)을 중요하게 여기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한 우리 국민들은 이주민이 우리 사회에서 사회 안전과 복지를 위해 기대되는 행위를 이행했는지 여부, 한국어 능력 보유 여부 등 우리 사회로 편입하고자 하는 귀화의 중요한 요건으로 꼽고 있다.
‘지방세 등 세금 및 의료보험 등 사회보험료 납부’(84.9%)가 가장 중요하고 ‘범죄경력이 없을 것’(83.3%), ‘한국에서 5년 이상 계속하여 거주’(76.7%),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지 않을 것’(74.2%), ‘일상생활에서 한국어 의사소통 가능’(71.8%)이라고 한 응답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우리 사회에 일정한 공헌’(26.1%), ‘생활부조 또는 공적부조를 받지 않고 생활’(40.0%) 등의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다. 인구 고령화 대책으로 영주 또는 그에 준하는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의 국내출생자녀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방안(보충적 출생지주의)에 대해서는 ‘동의’(72.3%)가 ‘반대’(23.9%)보다 약 3배 정도 많았다. 보충적 출생지주의 도입시기에 대해서는 ‘2025년(65세 이상 인구비율 20% 이상 진입)’이 37.0%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지금 바로’ 21.8%, ‘2022년’ 19.2% 등 순이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식도 이주민에 대한 조사 결과와 비슷했다. 인구 고령화 등에 의한 노동력 부족 해소 방법의 하나로 외국인근로자 규모를 늘리는 것에 동의(71.4%)가 반대(28.6%)보다 42.8%p 많았다. 동의하는 이유로는 ‘한국인이 기피하는 일자리의 인력 충원’(42.8%)이 가장 많았고 ‘노동력 부족에 대한 다른 대안이 없어서’와 ‘중소기업 또는 농어민의 부담(인력난으로 인한 급여 상승) 완화’가 각각 27.6%였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치안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64.0%)이 가장 많았고, ‘인력 부족을 외국인으로 보충한다는 생각 자체가 옳지 않다’(62.3%), ‘한국인일자리에 악영향을 준다’(61.5%)를 주요한 이유로 손꼽고 있다. 반면 ‘부동산, 학군 등 지역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23.6%), ‘더 많은 외국인을 수용할 문화적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38.0%), ‘한국인과 외국인 주민 간갈등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41.1%)의 이유로 반대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합법체류 저숙련 외국인근로자 국내출생 자녀의 경우는 현행처럼 ‘체류자격은 부여하지 않되 양육권과 교육권은 보장해야 한다’가 55.1%로 가장 높았고 ‘부모와는 별개로 아동에게만 특별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20.8%, ‘부모와는 별개로아동에게만 한국 국적을 부여해야 한다’ 11.9%, ‘아동과 부모 모두에게 한국 국적을부여해야 한다’ 12.3%였다. 반면 불법체류 외국인의 국내출생 자녀에 대한 처우는 ‘현행처럼 ‘체류자격은 부여하지 않되, 양육권과 교육권은 보장해야 한다’ 64.3%로 가장 높았다. 이는 합법체류저숙련 외국인근로자 자녀보다 9.3%p 높았다. 그 외의 항목에 대한 응답 비율은 모두 합법체류 저숙련외국인 근로자 자녀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체류자격에 따른 권리부여에 차등을 두어야 한다는 인식이 큰 것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다 한국에 장기 거주한 불법체류 외국인에게는 특정 요건을 갖추면 합법 체류자격을 부여하자는 의견에는 ‘동의’(44.2%)와 ‘반대’(41.1%)가 비슷했다.
난민과 인도적 체류 허가자 모두 ‘지금 수준이 적당하다’(난민 42.0%, 인도적 체류 허가자 43.6%)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수용이 적다는 의견이 많다는 의견보다 10%p 내외로 많은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향후 난민, 또는 인도적 체류허가자에 대해서는‘신중히 수용해야 한다’가 난민(40.6%)과 인도적 체류 허가자(38.4%) 모두에서 가장 높았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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