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선 당정] ③ 野에 지지율 추격 허용..국정 뒷받침 집중해야

김민석 2022. 7. 4.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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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지율, 한 달 연속 하락세
일부 조사선 민주당과 '데드크로스'
이준석發 당권 갈등에 '여론 악화'
"당·정 합심으로 위기 대응 해내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를 나눈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배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권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준석 대표 관련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차기 당권을 향한 자중지란을 벌이는 듯한 모습에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문제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민 평가도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과거에도 당·정(여당·정부)이 위기 상황에 함께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국민들이 안정감을 느꼈던 사례가 다수 있는 만큼, 국민의힘이 빠르게 당내 갈등을 해결하고 현안 해결을 위해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야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7~29일 설문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40%로 6월 첫주(48%) 대비 한 달 동안 8%p 급락했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28~30일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은 40%의 지지율을 얻어 6월 2주차 조사(45%) 이후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일 발표한 조사에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뒤집히는 '데드크로스'가 관측됐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3.5%p 하락한 41.9%을 기록했다. 직전 대비 4.3%p 상승해 44.5%의 지지율을 기록한 민주당 지지율보다 2.9%p 뒤쳐진 수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매일 같이 표출되는 당내 주도권 다툼과 지도부 내홍이다. 갈등의 중심에는 이준석 대표가 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회를 두고 배현진 최고위원과 고성을 주고 받았고, 정진석 국회부의장, 장제원 의원 등 '친윤(親尹)계' 의원과는 페이스북, 인터뷰 등으로 설전을 벌였다.


오는 7일로 예고된 이 대표 관련 의혹을 심의할 당 윤리위원회도 여론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이 대표에 대한 징계가 확정될 경우 당권을 노린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력화 경쟁이 두드러지면서 국민의힘 내 갈등이 더 격렬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에 걸맞지 않은 내홍이 이어지면서 이미 여론의 실망감은 커진 상태다.


국회 상황도 부담이다. 민생경제는 지속해서 어려워져 가는데 민주당이 원구성 협상을 놓고 부리는 몽니에 윤석열정부 초반, 국회가 상임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과반이 넘는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4일 국회의장 단독 선출을 위해 본회의를 일방적으로 소집하면서 정국 주도권마저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금 경제 형편이 좋아도 당내 갈등이 표출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형편도 안 좋은 상황에서 저런 모습이 표출화되면서 '여당이 문제의식을 갖지 못한다'라는 의구심이 국민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달 20일 오후 국회 원 구성협상을 위해 본관 운영위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위기 상황을 넘기 위해서는 당내 갈등을 하루라도 빨리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한국갤럽이 이명박정부 취임초 2008년 2~5월 조사한 당시 대통령 긍정평가는 52%에 달했다. 당시 부정평가는 29%였다. 하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인한 촛불집회 정국이 시작되면서 5~8월 긍정평가는 21%에 그쳤고, 부정평가는 69%까지 급등했다.


이후 2009년 11월까지 40%선을 회복하지 못하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취임 3년차에 접어드는 2009년 11월~2010년 2월에서야 47%의 긍정평가를 기록하면서 45%인 부정평가 응답을 넘어섰다. 2009년 후반부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의 쇄신 정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정부의 성과와 맞물려 지지율 재상승과 함께 골든크로스도 이뤄낸 것이다.


윤태곤 실장은 "이명박정부는 초창기 광우병 파동으로 급락한 지지율을 여당과 정부가 합심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으로 끌어올렸고, 문재인정부도 부동산 문제로 떨어진 지지율을 코로나19 위기 공동 대응으로 회복했다"며 "국민들은 위기 상황에 당정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보는데 지금은 정부 뿐만 아니라 여당마저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이 그리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핵 정국이란 특수 상황에서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초반인 2017년 6월 첫째주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 84%에 달하는 긍정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2018년 부동산 정책 실패가 부각되며 12월 셋째주 긍정 평가가 45%, 부정평가가 46%로 데드크로스를 겪었다.


이후 문 정권은 2020년 3월 셋째주까지 긍정평가 50%대 회복에 실패했지만, 총선 직전인 2020년 3월 넷째주에 55%로 뛰어올랐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정국이 시작되며 민주당과 문 정권의 합심 방역 정책이 국민들에게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5월 첫째주엔 문 정권에 대한 긍정 평가가 71%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동반 지지율 하락'의 추이는 결국 집권여당이 언제 내홍을 끝맺고 정부와 합심해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대표되는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민생을 챙기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집권여당 내부에서 혼란과 계파 갈등만 보이고 있으니 많은 사람이 현재 여당 상황을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야당이 오히려 결집돼있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은 당대표를 쫓아내려 하는 등 내부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사라지지 않는 한 여당의 지지율 하락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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