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2분기 역성장, 침체 현실화..머스크·저커버그 "인력 감축"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졌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올해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돼서다. 이 전망이 맞으면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미국 경제가 뒷걸음질하며 이론상 ‘경기 침체’로 들어서게 된다. 경기 침체 공포에 연 3%대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2%대로 미끄러졌다. 빅테크도 선제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설 태세다. 다가오는 경제 혹한기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실시간으로 제시하는 ‘GDP 나우’ 예측 모델을 통해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을 -2.1%(전 분기 대비·연율)로 제시했다. 이 전망치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나흘간 세 번의 발표에서 0.3%→-1.0%→-2.1%로 급전직하했다.
이 예측대로면 미국 경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역성장하게 된다. 지난 1분기 미국 성장률(-1.6%)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6개 분기 플러스 성장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침체 여부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최종 판단을 내리지만, 이론상으로는 2개 분기 이상 GDP 연속 감소를 경기 침체로 규정한다.
미국의 경제방송 CNBC는 “NBER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경기 침체를 선언할 절대적 요건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성장률이 2개 분기 이상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블룸버그는 “애틀랜타 연은의 GDP 나우 모델은 종종 월가의 전망치보다 훨씬 정확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경제 패턴이 달라지면서 최근 2년 동안은 신뢰도가 떨어졌다”며 “침체 징후가 점점 짙어지고 있지만,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면 내년이란 전망이 월가에서는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경기 침체로 ‘더블딥’(경기가 단기간 회복했다 다시 불황에 빠지는 것)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는 연착륙보다 경착륙이 더 흔하다”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에 미국 경제가 침체기를 맞았던 만큼 경착륙이 발생하면 ‘더블딥’이 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마지막 더블딥은 1980년대 초인 2차 석유파동 때였다. CRS는 “당시와 지금 상황이 유사하다”며 “80년대 초는 올해를 제외하고 인플레이션이 7%를 넘겼던 마지막 시기로, 당시에도 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19% 넘는 수준으로 올리며 경기 후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은 지난달 30일 올해 엔지니어 신규 채용을 계획보다 30~40% 줄이기로 했다. 1만여 명의 엔지니어를 채용하려던 계획을 6000~7000명으로 낮췄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심각한 경기 상황을 경고하며, 회사의 경영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는 직원은 스스로 떠나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테슬라도 인력 감축에 나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초 경영진과 직원에게 보낸 e메일에서 테슬라의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전체 정직원의 약 10%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시기와 정도의 차이일 뿐 침체가 다가온다는 사실에는 시장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도 지난 1일 보고서에서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역성장은 아니지만 미국 경기가 빠르게 둔화한다는 의미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예측에 따르면 침체는 위험할 정도로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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