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는 법이 없는 (여자)아이들 우기
Q : 'Tomboy' 활동이 끝나고 대학교 축제 ‘직캠’ 영상에 자주 모습을 비췄어요
A : 이런 에너지를 너무 오래 잊고 있었어요. 관객과 환호 없는 무대에 서다 보면 일이 정말 일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게 너무 싫었거든요. 오랜만에 열띤 호응을 받으며 ‘이거지, 내가 이것 때문에 가수가 된 거지’ 확실히 느꼈어요. 잃어봐야 소중한 걸 안다는 말이 맞아요.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Q : 무대의 희열이 중요한 사람이었군요
A : 완전히요! 긴장을 안 하는 편이라 무대 위에서 제가 얼마나 들떠 있는지 다들 모르더라고요.
Q : 서울에서 시작하는 (여자)아이들의 첫 번째 월드 투어로 앞으로 더 큰 희열을 느끼게 되겠죠. 10월까지 8개국 16개 지역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가장 기대하는 것은
A : 서울 공연이 순식간에 매진됐다는 소식을 듣고 왠지 고맙고 뭉클했어요. 저희 퍼포먼스를 믿고 오는 것일 테니 한번 보면 또 보고 싶은 공연으로 보답해야죠. 예전에 방문했던 곳을 다시 가는 것도 설레요. 특히 마지막 공연을 하게 될 싱가포르는 연습생 시절 리얼리티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방문했던 곳인데 다시 가면 기분이 이상할 것 같아요.
Q : 특히 반응이 기대되는 퍼포먼스가 있다면
A : 첫 번째 정규 앨범 〈I Never Die〉에 실린 제 자작곡 ‘Polaroid’와 민니 언니의 자작곡 ‘Escape’로 꾸밀 앙코르 무대요. 저희 앨범 수록곡이 하나같이 좋거든요. 그중에서도 흔치 않은 감성적인 스타일의 두 곡이라 임팩트가 확실할 것 같아요.
Q : 이번 성과가 정말 대단했죠. 활동은 끝났지만 최근 또다시 1위를 거머쥐며 데뷔 후 처음으로 음악방송 8관왕을 달성했어요
A : 하루하루가 놀람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1년이 넘는 공백기 끝에 컴백했는데 ‘역대급’ 성적이 나왔으니까요. 저희에겐 이번 앨범이 새로운 시작이에요. 시작이 너무 좋아 부담도 되지만 기쁜 마음으로 다음 앨범 준비에 돌입했죠. 이젠 ‘잘될까?’ 하는 걱정은 안 할 것 같아요. 다들 ‘오케이, 자신감 붙었어. 앞으로도 우리가 하고 싶은 거 하자’는 분위기예요.
Q : 핑크색 머리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어요. 이번 활동으로 받은 칭찬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A : 예전에는 귀엽다는 말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젠 ‘멋지다’ ‘예쁘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는 점이 좋아요. 한 단계 뛰어넘은 느낌이랄까요.
Q : ‘Tomboy’는 펑키한 록 장르였죠. 우기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춤 선이 특히 빛을 발했습니다
A : 어릴 때부터 록 음악을 좋아했어요. 지난해 발매한 디지털 싱글 〈A Page〉로 선보인 자작곡도 전부 록이었고, 이번 앨범에 실린 자작곡 ‘Liar’도 마찬가지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라 무대에서 더 신나게 즐긴 것 같아요.
Q : ‘죽지 않아(I never die)’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 같아요. 평소에도 ‘기죽지 마’라는 말을 자주 하던데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이유는
A : 저는 충분히 강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고민일 때도 있죠. ‘우기는 항상 밝고 강하니까 뭐든 괜찮아’라고 생각할까 봐요. 약하고 상처받은 모습도 보여줘야 되나 싶지만 타고난 성향은 안 바뀌더라고요.
Q : 서운함도 잘 느끼고, 질투도 많은 여린 면도 있잖아요
A : 맞아요. 감정에 충실한 스타일이죠. 눈물도 많고요. 하지만 일할 때는 목표에만 집중해요. 자기주장도 확실하고 고집도 세죠. 여리고 강한 모습 사이에서 어떤 게 진짜 내 모습인지 저도 많이 헷갈렸는데 이젠 전부 ‘나’라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러니 마음도 편해지더라고요.
Q : 내가 생각하는 강한 사람은
A : 전소연(웃음)? 소연 언니랑 저랑 둘 다 직설적이에요. 그래서 부딪칠 때도 있는데 각자의 원칙이 분명하고, 뭐든 대충 넘기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아니까 괜찮아요. 감정적인 싸움이 아니라 서로 설득하는 과정인 거죠. 저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런 저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민니 언니, 미연 언니, 슈화에게도 항상 고마운 마음입니다.
Q : 지난 4월 발매된 미연의 첫 솔로 앨범 〈My〉에 우기의 자작곡 ‘소나기’가 실렸어요. 곡을 선물하게 된 경위는
A : 미연 언니가 처음 솔로 앨범을 낸다고 했을 때 멤버가 쓴 곡도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어요. 어느 인터뷰에서 언니가 작사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던 게 생각나서 ‘가사는 언니가 써볼래?’ 했는데 곧바로 ‘그래!’ 하더라고요. 미연 언니의 첫 작사곡이자 제가 누군가에게 선물한 첫 번째 곡이니 의미가 깊죠.
Q : 2년 전 민니와 함께 만든 팬 송 ‘I’m the trend’를 시작으로 꾸준히 작곡에 참여해 왔어요. (여자)아이들의 곡 작업에서 점점 지분이 늘어나고 있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A : 총괄 프로듀서인 소연 언니가 앨범에 넣을 곡을 최종적으로 고르는데, 멤버의 자작곡이라 해서 봐주는 경우는 없어요. 멤버끼리도 노래가 좋은지 냉정하게 평가하고요. 그런데 내 곡이 뽑혔다? 작곡가로서 인정받은 기분이 들죠. 아무리 바빠도 곡 작업은 꾸준히 하려고 해요. 이젠 취미이자 습관이 됐어요.
Q : 항상 ‘보컬 라인’으로 스스로를 소개하고, 꾸준히 커버곡 영상을 업로드하는 데서 노래에 대한 열의가 느껴져요. 보컬리스트로서의 욕심은
A : 처음엔 노래를 그다지 즐기지 않았어요. 음색이 좋다는 칭찬을 듣다 보니 노래하는 걸 좋아하게 됐죠.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내 목소리를 알리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어요. 〈복면가왕〉이나 〈리무진서비스〉 같은 음악 콘텐츠에 꾸준히 출연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Q : 묵직한 싱잉 랩을 선보인 ‘My bag’을 통해 랩 실력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고 했죠.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고요(웃음)
A : 데뷔 전엔 항상 랩 포지션이었거든요. 랩할 때 솔직히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번 ‘My bag’ 무대는 제가 ‘찢’었죠(웃음).
Q : 소연은 이 곡을 멤버를 대신 자랑하기 위해 썼다고 했어요. 우기는 (여자)아이들에 대해 어떤 자부심을 느끼는지
A : 이렇게나 자기만의 길을 잘 개척하는 팀은 없는 것 같아요. 최근 모니터하면서 또 한 번 느꼈어요. 표정이든 퍼포먼스든 우리 정말 뭐든 다 잘한다고, 한 명 한 명 ‘끼’가 넘친다고요. 게다가 말도 안 되게 친하죠.
Q : 우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강해요. 30부작이었던 카카오TV 예능 〈런웨이〉를 단독 MC로 진행했을 정도로요. 어릴 때부터 유머 감각이 남달랐나요
A : 잘 까불기도 하고, 장난기가 많았죠. 중국에서 학교 다닐 땐 수업 시간에 친구랑 떠들다가 교실 밖으로 쫓겨난 적도 많았고요. 그나마 공부를 나쁘지 않게 해서 덜 혼난 것 같아요(웃음).
Q : 우기만의 ‘귀여운 허세’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죠
A : 허세가 아니라 웬만한 건 진짜 잘하는 편이에요! 실제로 이것저것 도전해 본 것도 많고, 처음이라도 곧잘 해내죠. 이젠 주변에서도 슬슬 인정하는 분위기랍니다. 우기는 진짜 다 잘한다고요.
Q : 생존 예능 프로그램 〈나는 살아있다〉에 출연해 김성령 · 김민경 · 이시영 등 언니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어요. 항상 주변에 밝은 에너지를 전파하는 우기는 어디에서 힘을 얻나요
A : 저도 주변에서 얻어요. 힘들 때 혼자서는 절대 극복 못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고민이 있으면 주변 사람 붙잡고 다 털어놔야 하죠.
Q : 매일 밤 영상 통화하는 부모님에게도 뭐든 솔직하게 털어놓나요
A : 외동딸인 데다가 멀리 떨어져 사니 더 걱정할까 봐 힘든 얘기는 잘 안 해요. 이제까지 부모님과 통화하다가 딱 한 번 울었어요. 데뷔 초 〈추석특집 2018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에 출연하며 리듬체조 연습을 할 때였는데, 몸도 아프고 너무 힘들다며 엉엉 울었죠. 어느 정도는 어리광이었는데 나중에 부모님이 걱정하느라 밤잠을 설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대신 고민이 생기면 다 이야기해요.
Q : 최근 데뷔 4주년 기념 라이브 영상에서 ‘내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은 이미 이 잔에 담겨 있다’는 건배사로 ‘회식 만렙’의 면모를 뽐냈습니다(웃음). 회식을 좋아하는지
A : 저는 좋아하는데 멤버들은 아닌 것 같아요. 항상 제가 나서서 불러 모아야 하고요. 마음속 이야기도 하면서 맛있는 음식까지 먹을 수 있는 기회인데 마다할 이유가 없죠. 참고로 건배사는 실제로 중국에 있는 말이랍니다. 오해하지 마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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