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입는 옷이 남에게는 멋.. 에코 멋쟁이 되는 법 [스타일 꼬치꼬치]

이문연 2022. 7. 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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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을 사지 않고도 새 옷을 가진 느낌 '바꿔 입다 파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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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연 기자]

 나는 안 입지만 남에게는 멋이 될 수도 있다.
ⓒ envato elements
 
스왑 파티(Swap Party)란 것이 있다. 안 쓰는 무언가를 가져와 교환하는 것으로 상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인데 주로 옷이 그 대상이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 강의를 하면 안 입지만 멀쩡한 옷을 가져오라고 해서 발표하고 기부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갖고 있는 옷을 가져와 피드백을 받으면 그만큼 생생한 공부도 없거니와 안 입는 것이 확실해졌을 때 바로 기부(비우기)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다.

충격적인 옷 무덤과 옷 쓰레기 강

그런데 유튜브 영상에서 발견한 사막의 옷 무덤과 옷 쓰레기 강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옷을 기부하면 그 옷이 선순환되는 줄 알았던 나는 전 세계인이 버린 옷이 그렇게 무덤과 쓰레기가 되어 칠레, 가나, 캄보디아 등의 나라에 매립되는 줄은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유튜브에서 옷무덤과 옷 쓰레기를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
ⓒ 유튜브 화면 캡처
 
옷을 기부하는 것은 좋은 취지지만 옷이 너무 많이 남아도니 쓰레기화, 무덤화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아무리 이런 영상이 돌아다녀도 자기표현과 패션, 새로운 것에 대한 사람의 욕망을 줄이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스타벅스가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꾼 게 훨씬 강력하듯이, '텀블러를 사용해라!'는 말보다 텀블러를 사용했을 때 할인해주는 정책이 더 효과적이듯이, 개인의 노력에 기대기보다 '환경과 의식' 자체를 '환경친화적으로' 다시 세팅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개인의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환경과 의식을 바꾸려는 노력에는 개개인의 실천도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게 마련이니까. 그래서 이런 노력의 일환이 '스왑 파티'이다. 우리 말로 하면 '바꿔 입다 파티'.

일정 인원 이상이 되었을 때 더 많은 옷이 모이고, 옷이 많아지면 나와 비슷한 취향의 사람의 옷을 발견하게 될 확률이 높으니 '바꿔 입다 파티'의 효과가 더 잘 나타난다. 남이 입었던 옷을 입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1-2번 입은 옷은 사실 거의 새 옷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우리의 옷장에는 택도 안 뗀 옷이 있지 않은가.

그런 옷은 나는 안 입지만 남에게는 멋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언젠가 입겠지 하는 미련을 버리고 나를 위해 그리고 환경을 위해 조금 더 가치 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나눠 입고 바꿔 입기

[다시 입다 연구소]의 크루로 참석해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때 바꿔 입다 매뉴얼을 작성했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첨부해본다. 여러 사람을 모으지 않아도, 꼭 옷이 아니더라도 정기적으로 모여 나는 안 쓰지만 유용한 아이템들을 나눠 쓰고 바꿔 쓰는 활동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바꿔입다매뉴얼
ⓒ 이문연
 
예전에 원룸에 살 때 너무 많이 샀거나 혹은 안 쓸 것 같은 것들을 1층에 놔두고 포스트잍으로 '나눕니다. 필요한 분들 가져다 쓰세요'라고 적어놨는데 하나씩 없어질 때마다 왠지 모를 뿌듯함이 있었다.

분명 버려지는 식재료들이나 생활 용품이 꽤 많을 거라 생각한다. 건강하고 건전한 나눔이 생활화 되기 위한 시스템이 점점 더 생겨나지 않을까란 생각, 아니 생겨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옷을 좋아하는 편이라 옷은 아예 안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옷을 최소한으로 갖춰 입는 것을 지향하고 옷을 자꾸자꾸 사려는 습관을 지양한다. 가장 좋은 것은 적게 사고 덜 사서 가급적 오래 입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못하더라도 나눠 입고 바꿔 입는다면 조금은 에코 멋쟁이에 가까워질 수 있다.

'바꿔 입다 파티'를 해도 취향과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1-2명만이라도 새 옷을 발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서로의 옷을 가져와 차 한 잔씩 하면서 어떤 옷이 있나 탐색하고 이야기 꽃을 피우며 '어울리네 마네', '사이즈가 맞네 작네' 하는 그림도 꽤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

새 옷을 사지 않고도 새 옷을 가진 느낌. 안 입는 옷에 가치를 불어넣는 일. 쇼핑에 대한 새로운 정의. 이런 활동이 많아지면 우리는 이제 '바꿔 입다 파티'에 쇼핑하러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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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행복한 옷입기 연구소에서는 나를 긍정하고 발견하고 표현하는 <행복한 옷입기 톡톡 코칭>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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