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무선충전, 법에 막혔다..당장 바꿔야 할 규제 100개

백일현 2022. 7. 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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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 [사진 LG전자]


자율주행 로봇은 현재 국내에선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시범사업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한시적 규제 유예를 받아 일부 지역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1960년대 제정된 도로교통법상 ‘차마’로 분류돼 로봇은 인도에 진입할 수 없고, 개인정보보호법상 인공지능(AI) 학습, 충돌 방지를 위한 로봇 카메라 영상 촬영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영국 등에선 이미 시장이 형성돼 지난해에만 2조원대에 이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자율주행 로봇 활성화 등을 담은 ‘기업이 바라는 100대 규제혁신 과제’ 건의서를 3일 공개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팀장으로 하는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 본격 가동을 앞두고서다.

상의는 ▶신산업·신기술 ▶현장 애로 ▶환경 ▶입지 ▶보건‧의료 ▶경영 일반 등 6개 분야의 혁신 과제를 선정, 이를 정부에 전달했다. 먼저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AI·모빌리티 등 신산업 관련 과제 26건이 꼽혔다. 가령 전파를 활용한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이 전파법, 전기생활용품안전법, 자동차관리법상 관련 기준이 없어 상용화할 수 없는 처지다. 상의는 “범 부처가 새로운 기술‧서비스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이같은 ‘규제루프홀(규제사각)’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가 정부에 제출한 '기업이 바라는 규제혁신 과제 100선' 일부. [대한상의 자료 캡처]


기업들이 현장에서 부닥치는 어려움도 12건이 포함됐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CCU)은 진작에 개발됐지만 폐기물 재활용업으로 분류돼 인허가 취득 및 사업화에 제한을 받고 있다. 연구개발 물질 1개를 수입하면 화학물질관리법, 화학물질등록평가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3개 법에 따라 각기 다른 관리기관에 별도의 행정서류를 제출해야 번거로움이 따른다. 비대면 진료 관련 규제혁신 제안도 포함됐다.

상의는 “규제는 기업들에 ‘없으면 좋은’ 정도가 아닌 ‘당장 목을 옥죄고 있는 올가미’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며 “국회 협력이 필요한 법 제‧개정과 달리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개정으로 개선 가능한 과제는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중앙일보 6월 15일자 1,4면 참조〉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단기적으로는 기업별 건의와 규제혁신 과제 해결을 중심으로 접근하되, 장기적으로는 불합리하거나 작동하지 않는 다수의 규제법을 찾아내 과감히 폐지하고 통폐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속세·법인세 개선 보다 과감해야”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법인세 통합투자세액 공제율 상향 ▶글로벌 법인세제 개편에 따른 불이익 최소화 ▶상속세 최고세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5%로 인하 등이 내용을 담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 개선 건의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아울러 근로소득세와 관련해 “2008년 이후 저세율 과표구간(1200만∼8800만원)의 조정이 없어 물가·임금 상승 등 최근의 경제 상황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도 촉구했다. 또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해 면세자 비중을 정비하고 조세 부담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지 않게 하는 등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조세 원칙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총 관계자는 “지난달 16일 발표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25→22%) 등이 담겼지만 보다 과감한 대책들이 이달 말 발표될 2022년 세제 개편안에 보완될 필요가 있어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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