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 합창에 눈시울 붉힌 尹부부.."교민들 위안 얻었다"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가 해당 분야에 달려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지난 1일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런 소회를 밝혔다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동유럽과 북유럽 국가들은 한국의 원전과 녹색기술, 반도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관련 능력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관련 분야에서 한국과 함께 협력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외신이나 참모들의 보고를 통해 국제 문제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지만, 각국 정상들을 직접 만나보니 국제정치의 현실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순방 일정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6월 29일~6월 30일)에 참석해 30명가량의 각국 정상을 만나 ‘세일즈 외교’를 하고 돌아왔다.
이날 대통령실은 마드리드 방문 중 윤 대통령이 스페인 경제인들과 가진 오찬행사 내용도 보다 구체적으로 전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 스페인 기업인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위해 마드리드에 온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대한민국 대통령만이 스페인 기업인과 간담회를 열었다”며 감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에 윤 대통령은 “스페인 기업들의 한국 투자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스페인 기업인들은 “재생에너지와 환경산업, 자동차 부품 등의 분야에서 한국 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인프라(기반시설)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기업의 협력을 통해 활발한 제3국 진출을 제안했다.
같은 달 29일 열린 스페인 재외 동포 간담회 뒷얘기도 전했다. 당시 스페인 단원들로 이뤄진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단장 임재식)은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우리 가곡인 ‘보리밭’과 ‘밀양아리랑’, ‘우리의 소원’을 노래했다. 그러자 지휘하던 임 단장이 눈물을 흘렸고 이를 바라보던 윤 대통령 부부도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타지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며 생활해 온 동포들은 이런 윤 대통령 부부를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며 “동포들은 지난 15년 동안 대통령이 한 번도 찾아주지 않았는데, 함께 눈물을 흘려 준 대통령 부부를 보니 큰 힘과 위안을 얻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고 말했다. 당시 동포 간담회에는 고 안익태 선생의 셋째 딸인 레오노르 안씨도 참석했다. 그는 현재 안익태 선생의 고택에서 거주하며 기념관을 관리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 고택은 스페인 동포 사업가 권영호 씨가 매입해 국가에 기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까지 묵묵히 일만 했다면 앞으론 이번 나토 순방 성과 처럼 국민께 알릴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대국민 홍보 강화 기류는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참모들 사이에선 나토 ‘순방 효과’가 지지율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이날 발표된 리서치뷰(6월 28∼30일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5%, 부정평가는 51%였다. 직전 조사(5월 28~30일)와 비교하면 긍정평가는 8%포인트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1%포인트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밤낮없이 일만 열심히 하면 다 되는 줄 아는게 문제”라며 “전 정부에 비해 현 정부가 잘 한게 있다면 국민들께 정확히 알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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