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은 다 의미가 있구나'..나토 정상회담 통해 보는 외교매너
의상 착장 중요 요소..의상 색 메시지 담아
윤석열 대통령이 3박5일 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지난 1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기간 동안 '눈감은 공식사진', '노룩(No Look) 악수' 등 국가 사이의 외교 결례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외교 무대는 수많은 변수가 작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여러 결례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눈감은 공식사진', '노룩(No Look) 악수' 논란
지난 29일(현지시간) 나토 공식 홈페이지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중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등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 자격으로 기념촬영한 사진이 게재됐다. 하지만 사진에서 윤 대통령 혼자 눈을 감고 있어 나토 측의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 측이 올리는 것을 일일이 검수하긴 어렵다"며 "작은 행정상의 실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후 해당 사진은 대통령실의 정정요청에 따라 교체된 상태다.
통상적 주최 측이 사진을 공개할 때 참석자가 눈을 감거나 흔들린 사진은 활용되지 않는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 소장은 "당연히 수정해야 하는 사진이다. 한국을 무시한 것은 아니고 나토 측 실무진이 실수한 것일 수 있다"며 "한국 측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가 주최한 환영 만찬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노룩 악수'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본인의 자리로 이동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지만, 시선은 다음으로 악수할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을 향하고 있었다.
대통령실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찰나의 순간을 두고 양국 관계와 정상 관계를 재단하는 건 위험하다”며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만났다"고 전했다.
강 소장은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눈길을 마주치지 못한 채 이른바 '노룩 악수'를 당한 것과 관련해 "악수를 하는데 본인이 어떠한 상황 등으로 시선이 급하게 다른 데 가 있다는 것은 지금 앞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지 못한 것으로 결례가 될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기 국회산하 싱크탱크 케이정책플랫폼(K-POL) 연구위원은 "눈감은 사진, 노룩 악수, 사무총장 면담 취소 등은 오히려 나토 측에 부담감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어떻게 보면 나토 정상들의 결례로도 비춰질 수 있는 이 3가지 상황을 한국은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박 연구위원은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카드 한 장‘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논란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0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윤 대통령과 웃으며 악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 성과를 소개하는 35초짜리 영상을 올리며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는 모습도 담겼다. 일각에선 노룩 악수 논란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尹 대통령 내외 의상·행동 메세지 포함
외교무대에서는 귀빈들의 의상 착장도 '메시지'로 간주된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윤 대통령과 함께한 김건희 여사의 패션이 주목받은 이유다.
김효진 국제퍼스널컬러 협회장은 "패션은 내면을 표출하는 것으로 메시지가 들어있다"며 "모든 전후 상황을 고려한 의도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소장은 "패션에서는 색도 의미를 담는다.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국왕과의 만찬에서 입은 하얀 원피스가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요소나 깔끔하고 산뜻한 이미지, 개인적 상징 등의 의미를 담았을 수 있다"며 "당시 윤 대통령이 맨 황금색 넥타이는 동양의 풍습에서 왕과 황실이 썼던 귀족적인 색이기도 하다. 색은 역사적, 문화적, 정치적 의미를 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사 등에서 언어는 두 번째 소통의 요소로 패션과 행동은 귀빈이 오늘 무슨 말을 할 것인지 먼저 전달되는 메세지"라며 "사람이 어떤 색깔을 쓰고, 옷차림하는 지로 우리는 메세지를 전달받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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