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줄어드는데.. 호주가 수천만 마리 불태운 이유는?

이찬규 2022. 7. 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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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수 감소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꿀벌을 세계적으로 보존하려는 노력이 크지만, 호주에선 정반대의 행보를 하고 있다.

호주가 '꿀벌 보호'를 이유로 수천만 마리의 꿀벌을 불태우고 있다.

사텐드라 쿠마르 뉴사우스웨일스주 식물보호 책임자는 NYT에 "호주는 바로아 응애가 없는 유일한 주요 꿀 생산국"이라면서 "호주에서 바로아 응애가 퍼지면 꿀벌의 수분작용에 의존하는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연간 7000만 달러 이상의 꿀 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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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아 응애 확산 방지 목적
벌꿀에 기생하고 있는 바로아 응애(빨간 원). 게티이미지

개체수 감소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꿀벌을 세계적으로 보존하려는 노력이 크지만, 호주에선 정반대의 행보를 하고 있다. 호주가 ‘꿀벌 보호’를 이유로 수천만 마리의 꿀벌을 불태우고 있다.

3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꿀벌에 치명적인 진드기 바로아 응애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바로아 응애는 적갈색의 참깨 씨만한 크기의 진드기다. 진드기는 벌에서 벌로, 혹은 양봉 장비를 통해 퍼질 수 있다.

호주 정부가 지원하는 꿀벌 정보 사이트 ‘비 어웨어(Bee Aware)’에 따르면 바로아 진드기는 주로 꿀벌의 애벌레와 번데기를 먹고 번식한다. 꿀벌의 기형을 일으키고 수많은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이는 꿀벌의 산란, 장애, 비행 성능 저하, 사냥 후 군체로 돌아오는 속도 저하, 수명 단축, 일벌의 무게 감소 등을 일으켜 궁극적으로 개체수의 감소, 여왕벌의 교체, 군집 붕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호주 농림부 장관 더글라스 사운더스(오른쪽)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바로아 응애 문제와 관련해 꿀벌 산업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호주는 바로아 응애 청정국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뉴캐슬항에서 바로아 응애가 발견됐다. 항구로부터 100㎞ 떨어진 지점에서도 바로아 응애의 존재를 파악했다.

사텐드라 쿠마르 뉴사우스웨일스주 식물보호 책임자는 NYT에 “호주는 바로아 응애가 없는 유일한 주요 꿀 생산국”이라면서 “호주에서 바로아 응애가 퍼지면 꿀벌의 수분작용에 의존하는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연간 7000만 달러 이상의 꿀 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농산물 공급 문제가 높아진 상황에서 꿀벌 집단 사망은 호주에게 큰 치명타다.

호주 정부는 바로아 응애가 발견된 벌집으로부터 10㎞ 내에 있는 벌집은 파괴하고 있다. 뉴캐슬항을 포함한 항구 지역에서 벌집을 불태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600여개의 벌집을 제거돼 최소 600만에서 최대 1800만 마리의 꿀벌들이 죽었다.

호주 정부는 반경 25㎞ 이내의 벌집에 대해서 정밀 조사를 하고, 주 전역에 걸쳐 벌의 이동을 금지하고 있다.

대니 르 포브레 호주 꿀벌산업협의회 대표 대행은 NYT에 “봉쇄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감염된 벌집의 위치를 파악하고 확산 지도를 그리는 것”이라며 “뉴캐슬항 반경 50㎞ 이내의 벌집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항에서 살아있는 식물, 흙, 과일이나 채소 등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한다면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호주 당국은 2016년, 2019년, 2020년 퀸즐랜드주와 빅토리아주에서 바로아 응애 퇴출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호주 농림부 관계자는 영국 BBC방송에 “꿀벌은 우리 생산 시스템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산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주요 관심사다”고 사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꿀벌은 농작물의 수분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 변화, 응애 출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세계 곳곳에서 꿀벌 집단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과학자들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식량 부족으로 생존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찬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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