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인데 '홈트로봇' 사업?..LG "'고객경험 경영'으로 승부"
'피트니스캔디' 6월30일 출범시켜
9월 구독형 피트니스 기기·서비스 선봬
"월 2만~3만원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집에서 LG전자 TV를 보고 연예인이 가르쳐주는 동작을 보고 따라 운동한다. 필요하면 월 2만~3만원 결제해 LG 스마트폰과 스마트TV에서 K-팝 댄스 변형 운동 콘텐츠 등을 구독한다.
LG전자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과 함께 세운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 출범식에서 설명한 미래 고객 생활상이다. 이미 스마트 와치 프로그램도 상용화돼 있고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집콕'도 사그라드는데 LG전자가 굳이 홈 피트니스 합작법인까지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피트니스캔디 사업 설명 기조 연설을 통해 이 같은 궁금증에 대해 답변했다. '가전은 LG' 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고성능 제품을 찍어내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고객 경험 중심으로 스마트 가전 패러다임을 이끌겠다고 했다.
인공지능(AI) 카메라 활용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LG전자 스마트 TV로 피트니스캔디 앱을 켜서 모델 한혜진의 운동 콘텐츠를 고르면 TV에 설치된 AI 카메라가 모델과 이용자의 자세가 얼마나 비슷한지 파악해 알려주는 것이다. 이 같은 '고객 경험'을 통해 스마트 와치 구매 유무와 관계 없이 집에서 고객이 피트니스캔디 구독 서비스를 쓰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LG 스마트 TV·스마트폰 같은 가전 생태계 안에 고객을 묶어두겠다는 얘기다. 무풍 에어컨, 게이밍 허브 등을 제공하는 삼성전자 같은 주요 가전 경쟁사 등도 LG전자와 마찬가지로 품목을 가리지 않고 자사의 운영체계(OS)와 구독 서비스 등을 고객이 패키지로 사들이도록 끌어들이는 경영을 하고 있다. 한 마디로 'LG 제품·서비스'만 쓰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전기차와 OS를 모두 파는 테슬라, iOS 기반 디바이스로 '앱등이'(애플 충성 고객을 뜻하는 은어)를 만들어내는 애플의 전략과도 비슷하다.
월 2만~3만원 유료 구독자를 3년 안에 100만명 유치해 매출 5000억원을 벌어들이겠다는 게 피트니스캔디의 청사진이다. 향후 해외 시장에 진출해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와 경쟁할 것이란 포부도 밝혔다. 가입비는 월 9900원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보다 2배가량 비싸지만 SM의 프리미엄 콘텐츠 등을 탑재해 새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9월 사업부터 구독형 피트니스 기기와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내년 유료 회원 5만명, 매출 100억원 달성 등 1차 목표 달성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LG가 잘하는 디바이스 제조 역량을 피트니스캔디 사업에 집중 투입할 가능성도 크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 카메라 기술을 활용한 TV 연결 장치는 물론 AI·빅데이터·디스플레이·모터 등을 갖춘 근력강화기구, 실내용 자전거, 스마트밴드 등 개발을 검토한다고 했다. 이번에 SM과 손잡고 콘텐츠를 강화한 만큼 디바이스 제조 능력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기술기반 플랫폼 구축역량과 소프트웨어 개발역량이 SM의 콘텐츠·서비스를 만나 기존과는 차별화된 홈 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수 SM 대표는 "K-팝을 만든 SM의 음악과 댄스, 아티스트 콘텐츠와 LG전자의 글로벌 IT 기술이 만나 글로벌 피트니스와 헬스케어 산업에 기여할 기회라고 본다"고 했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CEO이나 CSO(최고전략책임자)다. 그는 LG가 만든 IT 기기를 고객이 생활 속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SM 같은 전혀 다른 업종과 얼마든지 손 잡을 수 있다고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피트니스캔디는 BS라기보다 신사업으로 봐야 하고, 전사가 사업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며 "지난해 말 조 사장 부임 후 CSO 파트에서 신사업, 사내독립기업(CIC) 등 추진을 활발히 하고 있고 피트니스캔디 홈 피트니스 사업, 전기차 충전기 사업 등 결과물도 서서히 나오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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