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식이 '독' 될 수도..과용 땐 '담낭염' 주의해야
흔히 ‘쓸개’라는 명칭으로 더 익숙한 담낭은 간에서 분비되는 담즙을 보관하는 장기다. 담즙은 담낭에 보관돼 있다가 담낭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면서 소화를 돕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담즙이 비정상적으로 농축되면 딱딱한 돌 형태로 굳으면서 ‘담석’이 형성된다.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아 담즙의 원활한 이동을 방해해 담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 바로 ‘담낭염’이다.
담낭염은 대부분 날이 덥고 고지방·고단백으로 구성된 보양식을 찾게 되는 여름철에 흔히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급성 담낭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2만9724명. 그중에서도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에 3847명으로 가장 많은 월별 환자 수를 기록했다.
담낭염 발생은 식습관과 관련이 깊다. 기름진 고기 위주의 고지방 식단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과포화된 콜레스테롤이 담즙 내에서 침전되면서 결정성 구조물인 담석이 생성된다. 이 담석이 체외로 배출되지 못하면서 담즙이 보관된 담낭에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즐겨먹는 삼계탕이나 보신탕, 장어구이 등은 대표적인 고지방·고단백 식품이다. 적당량을 섭취할 시 영양 공급에 도움이 되지만 단기간에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되면 담석 발생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담낭이나 담낭관에 담석이 발생하면 더부룩한 소화불량 증상을 주로 호소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담석이 담낭을 자극하면서 이에 따라 우상복부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게 된다. 염증 반응으로 인해 오한과 발열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며 구역과 구토가 동반된다.
유선경 세란병원 외과부장은 “여름철 보양식은 몸의 기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부족한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필요 이상의 섭취는 오히려 담석이나 담낭염 같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통증이 동반되는 담낭염이라면 보통 담낭을 절제하는 수술 치료를 고려한다. 복부를 절개하지 않는 복강경 방식으로, 수술 부위에 1㎝ 내외 구멍을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개복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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