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러 꺾이는 고개..'경추척수증' 주의보[MZ세대 건강 챙기기]

김영원 입력 2022. 7. 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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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하다가는 사지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원인에 맞는 치료가 중요"

[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현대인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가장 긴 연령은 15~19세(3.6시간)이고, 20대가 2.5시간으로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습관적으로 고개를 숙이게 되는데, 이러한 잘못된 자세는 목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경추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은 목디스크를 비롯해 여러 질환이 있지만, 그중 가장 위험한 것이 '경추척수증'이다. 자칫하면 사지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추에서 생기는 척수증이 경추척수증이다. 척수증은 퇴행성 변화 등으로 인해 척수가 물리적으로 압박을 받아 신경 세포가 손상되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흉추와 경추에서 모두 발생할 수 있다. 척수는 뇌와 연결된 중추신경계로 척추관 내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는 감각·운동신경들이 모두 모여 있다. 척수증으로 중추신경이 손상되면 상지와 하지의 운동 및 감각신경의 마비 등 후유증을 남기는데, 증상이 서서히 시작되어 점차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척수증은 운동장애 증상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경추부위의 척수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신경 손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여러 운동장애가 생기게 된다. 특히 손의 세밀한 운동에 장애가 생기는 것이 주 증상이다. 물건을 쉽게 놓치고 글씨체가 변한다. 젓가락질이 어려워지거나 셔츠 단추를 채우는 데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또 신경 손상으로 인한 고유수용성감각 저하로 걸음걸이가 휘청거리는 등 보행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대소변 조절이 어려운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보통 아주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미세한 이상 증세를 처음부터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추척수증은 경추부의 퇴행성 변화나 심한 경추 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 후종인대 골화증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척추 인대는 뼈 사이의 움직임을 유지하면서 어긋나지 않도록 지지해 주는데, 전종인대는 척추의 앞에서 지지하는 것이고 후종인대는 척추체의 뒤에서 지지한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후종인대가 뼈처럼 단단하게 굳어지며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단단하게 굳고 두꺼워진 후종인대가 후방에 위치한 척수를 압박하면 경추척수증이 발생한다.

발병 원인에 따라 수술법 달라져

경추척수증이 의심되는 경우 목 부위에 척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해 경추척수증을 확진하게 된다. 이때 MRI는 척추질환 진단과 신경 압박 정도, 수술 치료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

경추척수증 진단을 받으면 반드시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안전하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수술 이외의 방법으로는 경추척수증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증상이 크게 악화된 상태에서 진단을 받으면 수술 후에도 기대했던 것만큼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악화 방지 목적으로 수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원인에 따라서 수술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 주로 퇴행성 변화나 심한 목디스크로 인한 경추척수증은 전방으로 접근하는 경추간 유합술을 통해 척수가 압박 받는 부분을 해소한다. 반면 후종인대골환증으로 인한 경추척수증에는 후방으로 접근해 후방 감압술이나 후궁성형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수 개월에서 1년에 걸쳐 손의 움직임, 보행 능력이 회복된다. 그러나 증상이 오래됐거나 척수가 심하게 눌려 있어 신경의 기질적 변화가 있는 경우, 70세 이상의 고령 환자 등은 수술 후 신경 기능의 회복 정도가 상대적으로 작다.

예방 위해서는 '바른 자세'가 중요

경추척수증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 최대한 손, 발에 많은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 퇴행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경추척수증을 완벽하게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해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걷기와 같은 규칙적인 운동과 지속적인 목 운동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박지원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경추척수증 증상 초기에는 목과 어깨, 손, 팔 등에서 통증과 저림 등의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고 이 때문에 단순 목디스크와 혼동해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척수증은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특징을 가진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교한 손사용이 안 되거나 보행 시 비틀거림 등 경추척수증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정형외과를 방문하셔서 MRI를 촬영해 볼 것을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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