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대신 구해주는 '댈구'.."커서 이은해·이영학 될 수 있다"

특사경, 5개 시·도에서 댈구 판매자 11명 적발..6명은 청소년
"입던 속옷 주면 담배 공짜" 성적인 목적으로 접근..성착취 범죄 가능성 농후
전문가 "청소년 집단의 지위범죄, 나이 들어 더 큰 범죄자 될 수 있어..예방 교육·처벌 강화 필요"
"청소년보호법·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으로 가중처벌 받을 수 있어"

경찰 ⓒ데일리안

SNS를 통해 청소년들이 살 수 없는 술·담배와 청소년 유해약물 등을 대신 구매해주는 대리구매 일명 '댈구'가 성행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대리구매를 해주는 것을 넘어서 성범죄 등 중범죄로 번질 수 있다며 교육과 함께 처벌 강화 등 복합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은 "대리구매 거래 방식이 기존 직거래에서 택배거래로 전환돼 구매가 광역화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수사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해 5개 시·도에서 댈구 판매자 11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판매수수료로 가로챈 금액은 모두 571만 원이며, 거래한 청소년은 1046명에 이른다. 조사 결과 11명의 판매자 중 6명이 청소년이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목해야 할 문제로 '대리구매가 성범죄로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특사경이 공개한 대리구매 사례를 보면, 한 대리구매 판매자가 여자 청소년에게 착용하던 속옷이나 양말을 주면 담배를 공짜로 주겠다고 하는 등 성적인 목적으로 접근하다 검거되기도 했다.

아울러 대리구매는 시작일 뿐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잔인한 범죄로 자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청소년 집단의 특정 지위를 악용한 지위범죄이기 때문에 단 몇 명만 잡아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이러한 대리구매를 해주는 집단이 생기고 위세를 과시한 집단이 나이가 들면서 다른 범죄자로 변질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이은해나 이영학 같은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리구매를 막는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처벌과 적발은 계속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 스스로 구매하지 않도록 예방 교육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성인이 되어서도 술·담배는 범죄만 아닐 뿐 건강에 좋지 않다고 교육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그는 "성착취에 관한 문제는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대리구매라는 작은 범죄로 생각했겠지만 나도 모르게 성착취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범죄 형태를 알려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대리구매는 청소년보호법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에 해당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노윤호 변호사는 "주류나 담배를 대리구매해주는 것은 대가를 받든 안 받든 처벌 대상"이라며 "청소년보호법 제28조 제1항, 누구든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판매, 대여, 배포, 무상 제공해서는 안 된다. 이에 위반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노 변호사는 이어 "속옷을 달라는 등의 성착취 목적의 대화는 새로 생긴 조항인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 2,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아동ㆍ청소년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며 "대리구매와 속옷을 보여 달라는 행위는 각각 청소년보호법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으로 가중처벌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