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선 당정①] 고립무원 이준석, 尹 영접으로 돌파구 모색

정계성 2022. 7. 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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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공지에는 없었던 尹 영접 일정
"너무 성과 좋았다" 덕담 건네며 악수
당 안팎 '尹에 구명 요청한 것' 해석
李, 당분간 몸 낮추며 '코드' 맞출 듯
3박 5일간의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을 영접했다. 지난달 27일 출국 당시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이 대표는 함께 영접을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이번에 너무 성과가 좋았던 것 같다"는 이 대표의 덕담에 윤 대통령은 활짝 웃음을 보였다.


당 안팎에서는 윤리위의 징계 심의를 앞둔 이 대표가 '구명 요청'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이 대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난달 22일 윤리위는 '성 상납 증거인멸' 관련해 이 대표의 핵심 측근 김철근 정무실장에 대해 징계 개시를 의결했고, 이 대표에게는 소명 절차 뒤 징계 심의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이 대표에게 성 상납 및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성진 전 아이카이스트 대표는 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를 통해 자기고백 형태의 제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을 대가로 성 상납을 포함해 20회 이상 접대했다는 게 요지다. 김 변호사는 "구체적인 정황과 장소, 접대 여성 신상까지 진술했다"며 "범죄사실은 특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압박했다.


같은 기간 이 대표는 윤리위 문제 외에도 당내 여러 인사들과 다양한 현안으로 반목했다.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 출범을 비판한 정진석 의원과 충돌했고,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지명 등의 문제로 배현진 최고위원과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앞으로 1년이 엄중한데 당이 뭐 하는 것이냐"는 장제원 의원의 지적에는 "간장(간철수·장제원의 줄임말)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 대표와 친윤계 사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배경이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적신호'가 켜지며 일촉즉발 상황이 연출됐다. '6월 중순 윤 대통령과 회동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 대표는 "상시 소통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인정했지만, 대통령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하면서다. 심지어 대통령이 추가 면담 요청을 거부하면서 '의제나 사유를 사전에 밝히라'고 통보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실과 당 사이 불화를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윤 대통령의 출국 때 불참한 데 이어 박성민 비서실장까지 사임하면서 '이미 손절을 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박 실장은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그간 대통령실과 이 대표 사이 가교 역할을 해왔던 인물이다.

사퇴론 일축하고, 박성민 사임 확대해석 경계

지난 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행정지원부서'신설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장제원 의원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물론 이 대표는 손사래를 친다. 이날 JTBC 썰전에 출연한 그는 "허례허식이나 이런 것을 싫어하시는 대통령이기에 (출국길에) 안 갔더니만 워낙 확대 해석이 많아 오늘은 충돌하는 일정도 없고 해서 다녀왔다"고 해명했다. 박 실장의 사임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저의 입장을 배려한 것"이라며 "'비서실장으로서 대표를 잘 모시라'는 말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자신들) 원하는 방향대로 대표를 이끌라는 건데, 박 의원은 그런 성격이 아니다"고 했다.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성 상납은 사실이 아니며 증거 인멸 교사와 관련된 녹취록은 '짜깁기'된 증거일 뿐이라는 게 요지다. 이 대표와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공동정범으로 고발됐던 이 대표 대리인 김연기 변호사에 대한 징계 진정이 이날 경기지방변호사회에서 기각되며 일단 한숨을 돌린 상태다.


다만 이전까지 공개 설전을 벌이며 당내 인사들과 전선을 넓혔던 것과는 달리 확전은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서 갈등을 더 키우는 것은 윤석열 정부에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에서다. 이 대표는 전날 경북 경주 월성원전을 방문해 윤석열 정부의 원전 정책에 힘을 실으며 코드 맞추기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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