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아이브, 2022년 상반기 인상적이었던 여돌 노래 가사 7선

이정범 기자 2022. 7. 1. 22: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2022년 상반기가 어느새 지나갔다.

이에 상반기에 들었던 여자 아이돌 노래 중 가사가 인상적이었다고 생각한 7곡에 대해 이야 해보려 한다.

기재 순서는 발매일 기준이며 선정한 7곡 간의 순위는 없다.

1. 최예나 ‘SMILEY’(ˣ‿ˣ (SMiLEY) / 2022.1.17.)

작사 : 트웰브(twlv), 비비(BIBI), YENA(최예나), 72
작곡 : Olof Lindskog, Hayley Aitken, 트웰브(twlv), 72
편곡 : OLLIPOP

“세상 환히 웃고 있는 내게 미친 세상은 날 미쳤다 하겠지”

이 세상 모든 감정 노동자들을 위한 헌사. 최예나가 연기하는 ‘스마일리 히어로’와 비비가 연기하는 ‘빌런’을 살짝 지우고 보면 이 곡이 극히 현실적인 노래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세상이 정말 아름답고 웃을 일만 가득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사는 내 인생이 아까워서 웃는다”라는 굳은 의지가 느껴지는 곡. 밝고 경쾌한 노래의 분위기와 달리, 가사에서는 일종의 시니컬함마저 느껴진다.

이를 꽉 깨물고 ‘사회생활’이라는 ‘빌런’ 앞에서 웃고 있는 너 나 우리를 묘사한 노래.



2. 태연 ‘INVU’(INVU - The 3rd Album / 2022.2.14.)

작사 : 진리(Full8loom)
작곡 : Peter Wallevik, Daniel Davidsen, Rachel Furner, Jess Morgan
편곡 : PhD

“날 버리고 날 잃을수록 넌 반짝이는 아이러니”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여러 창작물들과 달리, 내 인생이라는 소설은 주인공인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많은 인간관계에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내가 아님을 느끼게 될 확률이 높고, 유감스럽게도 이건 사랑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내가 고통받고 주변인스러워질수록, 누군가는 더욱 빛이 나고 주인공스러워질 때가 있다. 심지어 상대방을 놓으려고 마음을 다잡고 애를 쓰는 순간마저도 상대방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나의 어둠이 스포트라이트 받는 존재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훌륭한 배경이 되는 셈이다.

그러니 이렇게 말할 수밖에.

“So I N V U”



3. (여자)아이들 ‘톰보이’(I NEVER DIE / 2022.3.14.)

작사 : 전소연
작곡 : 전소연, Poptime, JENCI
편곡 : Poptime, JENCI, 전소연

“Yeah, I'm fu- tomboy”

각종 창의적인 욕설이 난무하는 힙합 씬에서도 “욕을 무작정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제대로 된 기승전결과 맥락 없이 나오는 욕은 공허할 뿐만 아니라 멋도 없기 때문.

아이들 ‘톰보이’ 역시 “Yeah, I'm fu- tomboy”라는 킬링 파트가 나오기 전까지 기승전결이 착실히 쌓았기 때문에 저 파트가 터져 나왔을 때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강한 킬링 파트와 그 파트를 뒷받침하는 기승전결을 잘 짠 게 ‘프로’로서 실력의 증거. 걸그룹이 ‘F 워드’를 쓰고 환호 받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설명이 불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4. 오마이걸 ‘리플레이’(Real Love / 2022.3.28.)

작사 : 서지음
작곡 : Ryan Jhun, Rasmus Budny, Albin Tengblad, Kristin Carpenter
편곡 : Ryan Jhun, Rasmus Budny, Albin Tengblad

“난 친구로선 괜찮을 수 있겠지만 연인이 되면 엉망으로 굴지 몰라”

봄의 요정, 몽환돌 같은 수식어를 가진 오마이걸. 하지만 이따금 전혀 요정 같지 않은, 상업적 가공을 전혀 하지 않은 날것의 감정을 내뱉는 노래를 낼 때가 있다. “보기만 해도 올라올 것 같다고”라는 가사를 가진 ‘거짓말도 보여요’가 그 대표적인 곡.

오마이걸 ‘리플레이’는 이런 이전 곡들의 계보를 잇는 곡으로, 대중음악 상업주의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아이돌 씬에서 쉽사리 보기 힘든 ‘고백 거절송’이다.

트와이스 ‘cheer up’처럼 상대에게 마음이 있지만 밀당을 위해 거리 두기 하는 것도 아니다. 120% 진심의, 약간 짜증까지 섞인 고백 거절.

‘살짝 설렜어’와 함께 듣는 것은 가급적 추천하지 않는다.

5. 아이브 ‘러브 다이브’(LOVE DIVE / 2022.4.5.)

작사 : 서지음
작곡 : Sophia Brennan, Elle Campbell, Nick Hahn
편곡 : Nick Hahn

“직접 들어와 두 눈으로 확인해 내 맘 가장 깊은 데로 오면 돼”

걸그룹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나르시시즘 콘셉트의 퀄리티가 가장 훌륭했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구구단의 ‘나 같은 애’인데, 이 라인에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가 추가되었다.

구구단 ‘나 같은 애’는 다양한 연출, 각종 상징물들을 통해 선보인 ‘재해석’이 매력적인 작품, 아이브 ‘러브 다이브’는 밀도 높은 가사로 나르키소스 신화 그 자체를 묘사한 작품이라 여기고 있는 중.

앞서 여러 번 여자아이돌, 걸그룹 노래를 추천하는 글을 쓰면서 K-POP 아이돌 작사가의 1번 소양은 ‘시각화가 가능하게 가사를 쓰는 것’이라 말한 적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시각화란 매력적인 뮤직비디오 비주얼을 만드는 데 좋을 것, 매력적인 퍼포먼스(가능하다면 포인트 안무)를 만드는 데 좋을 것, 파트 소화를 하는 아이돌이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 것 등등을 말한다.

나르키소스 신화를 가사에 본격적으로 담아내면서도 ‘시각화’라는 측면도 놓치지 않은 곡.



6. 르세라핌 ‘Blue Flame’(FEARLESS / 2022.5.2)

작사 : Score(13), Megatone(13), Jonna Hall, 가영(PNP), 김인형, danke(lalala studio), 김채원, Ronnie Icon, Caroline Gustavsson, 허윤진
작곡 : Score(13), Megatone(13), Jonna Hall, 가영(PNP), 김인형, danke(lalala studio), 김채원, Ronnie Icon, Caroline Gustavsson, 허윤진

“안갯속으로 날 이끄는 힘 Even 불꽃보다 뜨거운 blue”

불꽃하면 떠오르는 색깔이 주로 빨간색이다 보니 불꽃이 상징하는 열정, 노력 같은 것들도 주로 빨강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실제로 불꽃의 색깔은 여러 가지이고 그중에는 푸른 불꽃도 존재한다.

붉은 불꽃이 아니라고 뜨겁지 아니한 것이 아니고, 열정의 색이 붉지 않다고 열정이 아닌 것이 아니다.

노래의 가사, 멜로디, 퍼포먼스 모두 전통적으로 열정을 표현하던 방식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러한 방향도 제법 납득이 간다.



7. 에스파 ‘도깨비불’(Girls - The 2nd Mini Album / 2022.6.1.)

작사 : 이토르(라라라스튜디오)
작곡 : G'harah 'PK' Degeddingseze, Patricia Battani, Steve Octave
편곡 : G'harah 'PK' Degeddingseze, Patricia Battani, Steve Octave

“한밤의 party, 널 끌어당김 알아도 막을 수 없는 반칙”

코리아 사이버펑크 2022. 이렇게 미래적인 사운드가 묘사하는 대상이 각종 민담에 자주 등장하는 자연현상인 ‘도깨비불’이라는 점, 그리고 이런 사운드와 이런 소재로 표현하는 대상이 ‘현재의 존재’인 연예인(아이돌)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대중가요 시장에서 ‘매력 있는 잘난 내가 너를 사로잡겠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는 제법 흔한 편이고 아이돌 씬 역시 드물다고 할 수 없는데, 그 여러 노래 중 ‘표현의 방식’이 (아이돌 씬에 국한하지 않아도) 탑급으로 재밌는 곡이라 여겨진다. 

사진 = 위에화-SM-스타쉽-큐브-WM-쏘스뮤직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