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영입한 박지현 "李 전대 불출마하라, 나오면 민생실종"

김준영 2022. 7. 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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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도전과 관련, “불출마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당 대표 도전에 대해선 “숙고하고 있다”며 “일주일 내에 결단이 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패배 후 물러난 지 29일 만에 국회를 찾아 밝힌 입장이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영입 인사 박지현…국회 나타나 李 불출마 요구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45 민주당 정치인 연대 그린벨트’ 간담회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린벨트는 그가 비대위원장 시절 “바로 지금이 민주당 청년 정치를 제대로 바꿀 기회”라며 챙겼던 당내 청년 단체다.

간담회 후 뒤풀이를 위해 일행과 이동하던 박 전 위원장은 ‘당내 이재명 불출마론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것만 말하고 가겠다”며 발걸음을 멈춰 세우고 입장을 풀어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이 의원이 이번 선거에 나가면 결국 또 민생이 실종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또 저쪽(국민의힘)에서는 보복(을 할 거고), 우린 이걸 방어하기 바쁠 거 같은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이 의원이 당 대표에 나가는 거에 대해 우리 당 의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저도 같은 우려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당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에서 4곳에서 1위로 하는 결과가 나오자 침통한 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김성룡 기자

앞서 당내에선 친문(친문재인)계와 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이재명 의원은 불출마하라”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최근 당권 경쟁에 뛰어든 70년대생 강병원 의원도 “매일 선발투수가 된다면 팬들에게도 끔찍한 결과가 될 것”(지난달 30일 라디오 인터뷰)이라며 잠재적 경쟁자인 이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했다.

대선 중이던 지난 2월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와 박지현 이재명 캠프 여성위원회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이 'N번방, 디지털성범죄 추적 연대기'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런데 이 대열에 이 의원의 영입 인재인 박 전 위원장이 합류한 것이다.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출신인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월 이재명 대선 캠프 여성위원회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으로 임명되며 정치에 처음 발을 디뎠다. 대선 후엔 이 의원의 추천으로 당 대표급인 공동비대위원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당 대표 도전에 “숙고 중”…패배 책임론엔 “제게 권한 있었나”


박 전 위원장은 본인의 당 대표 도전설에도 처음 입을 열었다. 그가 지난달 20일 ‘페이스북 정치’를 시작해, 정치권에선 박지현 출마설이 돌았다. 그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출마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있는데, 당원들은 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두루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으로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포함해서 숙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2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 총사퇴를 밝힌 후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박 전 위원장은 고민이 이어지는 이유로 “무엇보다 컷오프(경선 배제)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이 의원과 경선에서 의미 있는 대결을 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 대표 예비후보가 4명 이상일 경우, 중앙위 대의원 표결로 3인 제한 컷오프를 하는데, 대의원 확보 면에 있어서 그는 현역 의원들과 차이가 날수밖에 없다.

또 박 전 위원장이 최근 민주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당내엔 “지방선거 때 당 대표를 맡았던 박 전 위원장이 자기반성은 않고 내부총질만 한다”(수도권 초선)는 불만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은 ‘본인에겐 패배 책임이 없느냐’는 질문에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도부보다 다른 이유가 (패배 책임에)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더불어 제가 지도부로서의 권한이 있었다면 책임을 질 필요가 있지만, 제게 권한이 주어졌었는지에 대해선 분명히 의문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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