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넘는 폭염에 레일 뒤틀렸다? 대전서 SRT '아찔' 탈선

강갑생 2022. 7. 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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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 열차가 대전 조차장역 인근에서 탈선했다. [연합뉴스]

부산을 출발해 수서역으로 향하던 SRT(수서고속철도) 열차가 대전 조차장역 인근에서 탈선했다. 이 때문에 7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사고 여파로 상·하행 고속열차가 대거 지연되면서 주말 열차를 이용하려던 시민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와 SR, 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1분쯤 부산발 수서행 SRT 제338호 열차의 1호차와 맨 뒤쪽 동력차 등 2량이 대전 조차장역 인근에서 선로를 이탈했다.

이 사고로 모두 11명이 다쳤으며 이 중 7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행히 부상이 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승객들은 인근 역까지 도보로 이동한 뒤 버스로 갈아탔다.

탈선 원인으로는 폭염에 따른 레일 장출현상이 우선 거론된다. 무더위에 달궈진 레일이 팽창하면서 선로가 뒤틀렸고, 이를 모르고 달리던 열차가 탈선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탈선한 SRT 열차에서 내리는 승객들. [연합뉴스]


실제로 탈선 현장 부근의 레일이 일부 틀어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전 지역은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찾아온 데다 한때 햇빛도 상당히 강했다고 한다.

사고가 발생한 대전 조차장역에선 앞서 지난 2018년 6월 24일 오후 3시 23분쯤 부산신항을 출발해 삽교역으로 가던 컨테이너 화물열차가 탈선한 바 있다. 당시 사고도 폭염에 따른 레일 변형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한 철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장출 현상을 생각할 수 있지만, 어제 비가 온데다 오늘 반나절 정도의 더위에 장출이 생기는 건 다소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장출이 아닌 선로의 다른 이상이 있었거나 아니면 열차 자체 결함으로 탈선하는 과정에 레일이 틀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SRT 열차 바퀴가 선로를 벗어나 자갈에 빠져 있다. [사진 코레일]


사고 발생 뒤 국토부는 철도안전감독관과 사고조사반을 현장에 투입했고, 코레일도 긴급대응팀과 기중기 등을 투입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선로의 유지·보수와 SRT 열차의 정비는 코레일이 맡고 있다. 코레일은 복구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차선을 철거하고 사고 열차를 견인한 뒤 선로를 복구하는 과정을 모두 마치려면 2일 오전은 되어야 할 것이란 예상이다. SR 측은 하행선 일부를 활용해 상·하행 열차를 통과시키고 있고, 코레일은 일반선로로 상행선 고속열차를 우회시키는 중이다.

이 때문에 상행선 열차가 적지 않게 지연되는 데다 이들 열차 중 상당수가 다시 하행선에 투입되는 스케줄인 탓에 하행선 고속열차도 연달아 늦어지고 있다. 대전에서 고속선로가 아닌 일반선로로 서울역까지 올 경우 평소보다 50분에서 1시간가량 더 소요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복구와 고속열차 운행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속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은 가급적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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