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진단키트 개발사들 "사업성보단 가능성"

박선혜 2022. 7. 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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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바디텍메드 등 기업 잇따라 개발 참여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최근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이는 현재 사업성 보다는 미래를 염두한 시장 점유 전략으로 분석된다.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5135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6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약 8주 만에 확진자가 5000명을 돌파한 것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 백신, 치료제와 진단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러한 여파는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했던 미코바이오메드의 뒤를 이어 진단기기 업체들이 잇따라 원숭이 두창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씨젠, 바디텍메드, 시선바이오, 엑세스바이오, 웰스바이오, 바이오니아, 진스랩 등은 진단키트 개발을 완료했고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 수젠텍은 개발 착수에 들어갔다. 

하지만 업계의 활발한 원숭이 두창 진단키트 개발 행보는 ‘상업적 가치 부족’이라는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 원숭이 두창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만큼 전파력이 없어 확산으로 인한 매출 향상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개발되는 제품이 모두 ‘연구용’인 만큼 국가와 관련된 기관에서 사용돼 매출이나 수출을 기대하긴 어렵다. 일각에서는 원숭이두창 관련 주가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업계는 감염병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기여’와 미래 시장형성에 대한 ‘대비’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한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씨젠 관계자는 “코로나19만큼은 아니어도 원숭이두창도 감염병으로서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만큼 국가의 신속한 대처를 위해 개발에 나섰다. 지금 당장은 포트폴리오 확보나 매출 확대까지는 생각치 않지만 향후 국내 상황을 보고 검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개발되는 제품은 연구용으로 큰 매출을 기대하진 않는다. 또한 국내에서는 검체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임상을 고려하기 힘든 조건”이라며 “다른 기업들도 시장에 참여하는 것으로 들었는데, 대부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같은 높은 전염력이 확인된 상태가 아닌 만큼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시장 형성 가능성은 확인된 상태가 아니다. 따라서 연구용도의 한정적인 제품 공급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확산세가 더 올라가거나 특정 지역에서 추가 확산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주요 업체들이 개발 진행상황을 공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 같다”며 “향후 시장 형성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주주 및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도 어느정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향후 원숭이두창 진단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만약 대규모 전파 등으로 진단 시장이 의미 있게 형성이 되고 그 상황을 확인한 후에 제품개발에 뛰어들 경우 이미 주요 경쟁사 대비 상당히 뒤쳐지게 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움직임이라고도 예측할 수 있다”고 전달했다. 

업계 전문가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진단기기 업계의 움직임은 상업적인 면보다 K-방역, K-진단키트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데 무게를 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원숭이 두창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이 몇 개 없다. 국내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2주 만에 개발했듯이 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단제품 개발이 빠르다. 이번 사례 역시 다른 감염병 바이러스가 나타나도 국내 업체들이 시일 안에 진단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경쟁력을 갖는데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업계는 원숭이 두창 확산세에 따라 유럽 등 수출할 수 있는 여력 생긴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신속하게 제품을 만드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 먼저 진입, 점유할 수 있는 여력 생기는 일이다. 이는 국내 업계의 제품력과 개발력을 어필 할 기회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국내는 물류가 중단되고, 소비재 수입이 끊기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다른 나라를 봐도 마찬가지”라며 “이에 따라 의료기기 생산기지 확보, 연구개발 중요성이 높아졌고, 진단 제품 개발 역시 그에 따른 대비책으로도 볼 수 있다. 의료기기 개발은 상업적인 측면만을 보고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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