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제주도를 콕 찝은 이유 [슬기로운 금융생활]

장슬기 2022. 7. 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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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렌터카 밀집 지역
렌터카 악용 보험사기 급증
금감원, 경찰청고 집중단속 나서

[한국경제TV 장슬기 기자]

24세 A씨는 지인인 36세 B씨와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간 뒤 렌터카를 빌려 보험사기를 공모했다. 운전대를 잡은 A씨가 B씨를 범퍼로 충격해 고의로 사고를 내는 방식이다. 이렇게 이들이 고의사고를 낸 횟수는 28회, 편취한 보험금은 2억 원에 달했다.

사회의 악으로 꼽히고 있는 보험사기. 보험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최근 경찰청과 함께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금감원이 첫 번째로 손을 잡은 곳은 바로 제주경찰청입니다. 금감원이 보험사기 단속지역으로 제주도를 콕 찝은 이유, 무엇일까요?

◆ 렌터카 집중지역 '제주도'

금감원이 제주도를 보험사기 단속지역으로 꼽은 이유, 바로 '렌터카'때문입니다. 제주지역은 등록차량 대비 렌터카 비중이 37.9%로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제주지역에 등록된 렌터카는 24만7,338대로 전국 렌터카의 24.8%가 집중돼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렇다보니 렌터카 보험사기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여행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제주도의 렌터카 이용 역시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번 여름 휴가지로 제주도를 택한 분들도 꽤 많죠.

이에 금감원은 최근 제주경찰청과 제주특별자치도청, 제주특별자치도렌터카조합과 업무협력을 맺고 제주지역 렌터카 보험사기에 대한 협력체계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금감원이 운영 중인 보험사기인지시스템을 통해 보험 청구건에 대한 조사를 더욱 엄격히 한다는 계획입니다.

◆ 렌터카 사고, 알고 보면 피·가해자 모두 '지인'

렌터카를 이용한 보험사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가장 많이 적발된 사례는 지인들과의 공모를 통한 고의적인 사고 유발입니다. 위 사례처럼 지인관계의 혐의자끼리 서로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분담해 승용차 또는 이륜차를 대여한 후 사고를 계획하는 방식입니다.

렌터카를 빌려 법규위반 차량 등에 일부러 충돌하며 합의금을 수령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또한 사고 당시 차에 타 있지도 않은 사람들을 동승자인 척 속여 대인보험금을 더 많이 받는 수법도 있죠. 본인 소유의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과감한 수법들이 가능합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런 보험사기 가해자들이 대부분 20대, 사회초년생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경제 여건상 차량을 소유할 수 없는 젊은층들이 렌터카를 이용해 보험금을 타내는 방법으로 생계형 보험사기에 가담합니다. SNS나 인터넷 카페에서 애초 이런 계획적 사기를 공모하기 위해 만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 렌터카 보험사기 피해, 선량한 이용자에게

계획적으로, 고의적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보험금을 받는 것은 분명한 보험사기입니다. 렌터카를 이용한 보험사기를 꼭 잡아야 하는 이유, 그 피해가 선량한 이용자들에게 전가되기 때문입니다.

렌터카를 이용할 때 결제는 대부분 이용 전 미리 지불을 합니다. 여기에는 차량 대여비도 있지만 해당 렌터카를에 대한 자동차보험료까지 포함돼 있죠. 때문에 렌터카 사고 발생 시에도 해당 보험으로 운전자가 보상을 받거나 배상을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사고 후 발생하는 보험료 할증은? 결국 렌터카 업체가 지게 됩니다. 사고율이 높아지고 보험료 할증으로 부담이 높아지면 렌터카 업체는 당연히 렌트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겠죠.

지난해 국내에서 이뤄진 전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9,434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미 가해자들은 보험금을 타먹고 나간 후고, 보험료 인상은 고스란히 선량한 가입자들에게 돌아옵니다.

★ 슬기로운 TIP

내가 사고를 당했을 때, 아무리 생각해도 찝찝한 경우가 있죠. 여러 정황을 확인했을 때 고의적인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면, 보험사기를 신고할 수 있는 신고센터가 있습니다. 금감원의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직접 신고를 할 수 있고 각 보험사별로 운영하고 있는 보험사기신고센터에도 신고가 가능합니다.

만약 내가 신고한 건이 수사기관의 수사나 법원의 판결을 통해 보험범죄로 확인됐거나 보험금 지급이 방지되는 효과가 있었다면? 신고자에게 포상금이 지급되는 '신고포상금제도'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보험계약자의 보험료 할증에 영향을 미친 자동차 사고가 보험사기로 확인된다면, 할증된 보험료도 다시 돌려받을 수 있으니 억울한 피해가 없도록 항상 레이더를 켜 둡시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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