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리두기' 부정한 윤 대통령 "보편적 규범 입각한 외교"
[유창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월 3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뒤 귀국길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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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원칙과 규범에 입각한 외교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귀국길 기내 간담회에서 한중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 답변의 핵심 골자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중국 거리두기' 기조가 확연해지고, 이에 대한 중국 측의 반발이 본격화 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이다. 다만, 지금 정부의 외교 정책 기조가 미국 혹은 중국 중 하나만 택하겠다는 게 아니라 일찍이 본인이 강조해왔던 '가치동맹'의 일환임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6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렸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는 중국을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뒤엎으려고 노력하는" 국가로 규정하고, 나토 창설 이래 처음으로 중국을 '구조적인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명시한 '신 전략개념'을 세웠다. 이에 중국 측은 나토와 정상회의 참가국들을 겨냥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미국 주도의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인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에 가입한 데 이어, 이번 나토 정상회의 파트너국 참석을 통해 미국 주도의 '대 중국 견제' 연합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간 상황이다.
"보편적 가치·규범 위반 아니라면 어떤 국가라도 호불호 갈리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대중국 관계 해법' 관련 질문에 "(한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외교정책을 펴겠다는 것도 기본적으로 어떤 보편적 원칙과 규범에 입각한 외교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라며 "저는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지속가능하게 발전하고 유지되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이런 공통의 가치관, 또 이 가치를 현실에서 실현해 나가는 규범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며 "그 규범에 기반한 질서가 존중돼야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이는 '보편적 가치·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어기는 국가와는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상 중이다. 그 한가운데에는 중국에 대한 고민과 여러 딜레마가 섞여 있다'는 대통령실 측 언급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 중에 이러한 뜻을 담았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종전에는) 우리나라 외교가 '특정 국가를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쪽에 치우쳐져 왔다. 하지만 저는 선거 과정이나 취임사나, 나토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우리 대한민국이 국내에서나 국제관계에서나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 보편적인 규범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어떤 국가든지간에 규범에 입각한 질서를 존중하지 않고, 우리가 세계가 함께 지켜가야 될 가치와 규범에 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에는, 우리가 다 함께 규탄하고 또 함께 연대해서 제재도 가하고"라며 "또 만약에 그 국가가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가 또 함께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고 하는 것이지, (그런 위반 행위가 없다면) 어떤 국가에 따라서 호불호가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길 공군 1호기에서 참모회의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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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적 의미가 있는 일정으로, 4년 9개월 만에 열린 '한미일 정상 3자회담'을 꼽았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처음 대면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미일 3국 간의 '군사적인 안보협력 재개' 가능성도 밝혔다.
이는 앞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한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내놓은 설명과는 다른 발언이었다. 당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문제나 평화헌법 구조의 제약 등 때문에 한미일 3국간 안보 협력 방안은 점진적으로 검토돼야 될 문제"라며 "거의 5년 만에 만난 3국 정상이 갑자기 한미일 군사협력을 논의하자고 하는 건 조금 건너뛰는 얘기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북핵에 대해 함께 대응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한 5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며서 "북핵 대응을 위해 상당기간 중단됐던 군사적인 안보협력, 이런 부분들이 다시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론에 저희(한미일 정상 3인)가 합치를 봤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향후 한일관계 개선 방안을 묻는 말엔 '과거사 문제와 양국의 미래 문제를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과거사 문제가, 양국 간에 진전이 없으면 현안과 미래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없다는 그런 사고방식은 지양돼야 한다"면서 "전부 함께 논의할 수 있고, 우리가 한일 양국이 미래를 위해서 협력을 할 수 있다면 과거사 문제도 충분히 풀려나갈 것이라는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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